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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하나로

                                               김필곤(열린교회 담임 목사, 기독시인)

               폭우는 어둠처럼 쏟아지나
               작은 우산 하나를 머리에 이고
               길을 걸어갑니다.

               우산은 작고
               비는 거세지만
               한 걸음씩 내딛는 발걸음마다

               길이 보이지 않을 때에도
               우산 아래의 작은 공간에
               빗소리에 묻히지 않은
               희망이 속삭입니다.


               폭우 같은 세상에
               우산 쥔 손이 떨릴 때마다
               가야 할 앞길을 그리며                 빗물이 발목을 적시고
                                            바람이 우산을 흔들어도
               폭우 속에서도                      삶은 근본에 다가갈수록 더 무지해짐을
               우산 하나로                       깨닫고
               길을 걸어갑니다.
                                            폭우가 멈추는 날
                                            우산 아래 지켜온 희망은
                                            약속대로 그 끝에서 무지개처럼 피어날
                                            것입니다.


                                            한 번 가는 길
                                            누구나 초보인데
                                            우산 하나 의지하여 폭우를
                                            뚫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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