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김필곤(열린교회 담임 목사, 기독시인)
낡은
기억의 서랍에 갇힌
무거운 과거를 비우면
잘린 고목 나무에
새싹이 돋아나듯
빈자리에 희망이 들어옵니다.
밑 터진
욕망의 그릇에 담긴
가시 달린 탐욕을 비우면
바람 타고
오르는 새처럼
단순한 삶에 만족이 쌓여갑니다.
먼지
쌓인 사진첩에
자신만 찾는 시선을 비우면
어두운 공간에
들어온 햇빛으로 인하여
친구가 보이고 풍경이 보입니다.
이미 지난
바꿀 수 없는
상처를 비우면
비움이 가져다주는
자유는 날개를 달고
혼탁한 세상을 밝게 봅니다.
비우면 삶은 가벼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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