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1 - 샘가 2025 7-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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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산에서 예수님이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고 있을 때, 산 아래서는 아홉 명의 제
            자들이 간질병에 걸린 아이를 치유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내 아들을 돌보아 주옵소서(37-40) 변화 산 사건의 다음 날, 예수님 일행을 맞이한
            큰 무리 가운데 간질병에 걸린 아이의 아버지가 예수님께 치유를 간청합니다. 아버
            지는 이 아이가 외아들이라고 강조하고 귀신이 그를 잡고 있다고 합니다. 변화 산에
            동행하지 않았던 아홉 제자들은 귀신들린 아이를 치유하고 있었습니다. 마태는 그
            이유를 적은 믿음에서(마 17:20), 마가는 기도하지 않은데서(막 9:29) 찾고 있습니
            다. 사실상 두 이유는 하나입니다. 기도는 믿음의 산물이며, 믿음의 기도 외에는 능
            력이 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41-43a) 귀신 들려 간질병에 걸린 아이를 치유하지 못한
            제자들이 믿음이 적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들이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는 분명
            히 아닙니다. 믿음이 없다는 말은 믿음이 적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불신앙
            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저주에 가까운 이 책망의 대상은 제자들을 멸시하
            는 바리새인과 그들에게 동조하는 무리로 보는 것이 합당합니다. 이에 예수님도 귀
            신 들려 간질병 앓는 아이를 데려오라고 하십니다. 이는 변화 산에서 하나님이 직접
            적으로 언급하신 것처럼,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예수님은 아들의 권능
            으로 귀신을 꾸짖으시고 아이를 치유하여 아버지에게 돌려주십니다. 제자들이 실패
            한 일을 예수님께서 쉽게 이루시는 것을 본 사람들은 하나님의 위엄에 놀라움을 금
            치 못했습니다.

              인자가 장차 사람들의 손에 넘겨지리라(43b-45) 예수님께서 또 다시 자신의 수난 예
            언을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그들이 이 말씀을 알지 못하니” 이는 귀신들린 아이의
            치유를 보고 놀라워하는 무리와 예수님의 권능으로 기세가 높아진 제자들에게 직
            간접으로 경종을 울리는 말씀이었습니다. 군중의 놀라움이 곧 자신을 죽이는 함성
            으로 바뀔 것을 예지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수난 예언에 대해 제자들도 무지하였
            습니다. 제자들은 이 사실을 인정하려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묻기도 두려워하더
            라”라고 기록합니다. 일전에 베드로가 예수님의 수난을 만류하다 호되게 꾸중 들었
            던 일이 있었습니다(마 16:23). 이 경험은 제자들 스스로 질문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만들었을 것입니다. 또한 제자들은 예수님의 수난이 있을 필요도 없고, 있어서는 안
            될 최악의 상황으로 생각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믿음이 없고 패역했을지라도, 예수님은 능력을 행하셨습니다. 인간의 배신으로
            수난을 당하실 예수님께 당신 자신을 드리십시오.


             자기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누구에게 마음을 털어 놓아야 할지 아는 사람은 죄
             의 유혹에 빠지지 않습니다. ‘너는 어디서 왔는가?’ 나는 타락한 인간 세상에서 왔다. ‘너는 어디로 가는
             가?’ 나는 먼지가 휘날리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간다. ‘너는 누구에게 속
             마음을 털어놓을 건가?’ 하나님, 거룩하고 신성한 하나님에게 털어놓을 것이다. 그 분은 언제 어디서나
             나를 지켜주신다. -쇼펜하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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