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의미衣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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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체성 : 부름 ]
평소 옷을 입는 스타일이 있으신가요? 니다. 성직, 거룩한 직무의 불림을 받았다는 의미로
분명히 다른 신부님들 중에서도 옷에 관심 있는 분 검은색 옷을 입습니다.
들이 있지만 저는 옷에 관심이 많지 않아요. 똑같은
클러지망에 의미가 있나요?
제복을 입지만 허리의 맵시를 주는 신부님도 있어
요. 저는 학교에서 천주교 신부라는 차원에서 교수 우리나라에서는 천주교 신자들이 매지만 원래는 성
를 하기 때문에 방학이 아니고는 보통 신부 복장을 공회 신부님들이 입어요. 미국이나 간혹가다 목사
하고 있습니다. 정갈함과 깨끗함에 신경 쓰고 있죠. 들도 하기도 해요. 원래는 클러지 셔츠라고 해요.
신부복의 색이 다양하지는 않아요. 검은색, 회색, 요즘에는 간편화돼서 클러지망을 통해서 빼고 낄
하얀색이 주로 입는 색이죠. 요즘에는 하늘색도 입 수 있어요. 이 옷으로 천주교 신부라는 것을 외적으
고 다양하게 나온다고 하는데 보통 교회의 전통적 로 표현할 수 있는 걸 의미합니다.
인 신부 색은 검은색이에요. 교황님은 흰색이고 염 이 옷이 주는 장점은 옷의 품위에 맞게 행동하려고
수정 추기경님이라고 관할자들은 빨간색을 입어요. 노력을 하게 돼요. 저는 불편하고 다른 사람들의 시
한국은 계절 특성상 교황의 색이지만 신부들이 여 선도 신경 쓰이지만 이 옷을 입음으로써 신부로서
름에 흰색을 입기도 해요. 의 정체성을 보호합니다.
천주교에서 검은색이 주는 의미가 있나요? 이 옷으로 생긴 에피소드가 있나요?
천주교에서 검은색이 주는 의미는 단순하면서 강 딱히 없는 거 같은데 그런 경우는 있었어요. 아무래
렬하죠. 이 옷이 의미하는 것은 ‘세상에서 죽었다’ 도 수녀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지 않으니까 제 선배
라는 의미에요. 하느님의 불림을 받았기에 세상에 겠지 하고 인사를 드렸는데 그분이 안절부절못하셨
서 죽었고 그 삶을 따르겠다는 의미로 검은색 넥타 는데 알고 보니 그분이 목사님이시더라고요. 개신
이와 양복을 입고 다닙니다. 성심 교정에 처음 입학 교는 종파가 굉장히 많은데 목사님도 하고 다니는
하면 일상복 못 입어요. 검은색 상복을 맞추라고 합 종파가 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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