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3 - 동북포루 수리보고서-2020.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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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공사 성과
아 있었다면 지금 이 현황도 그대로 보존해야할 중요한 가치로서 인정이 될 것이다. 그러나 동북포루는
그 역사적 자료의 근거가 명확하여 복원을 하였으나 현존하는 건축물이 조사결과 그 기록과 가구법이
상이하여 원형을 되찾고자 재 복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시점으로 돌려 복원한 결과물의 수정이라고
보면 되겠다. 다만 현시점에서 복원의 의미를 조명하고자 과거의 복원과정을 부정하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된다. 1976년의 복원의 결과를‘ 가치 없다’ 또는‘ 잘 못했다’ 라고만 말하기는 어렵기 때
문이다.‘ 1976년 당시만 해도 의궤의 번역본도 없던 상태였고 수원화성의 전체 복원설계가 약 6개월에
이르는 짧은 시간에 수원화성의 전체 복원설계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의궤를 충분히 검토하기 어려웠고
이로 인한 완벽한 복원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라고만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동북포루의 가
구법에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보통 전통건축물의 가구법에는 보편적인 법칙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
러나 동북포루를 원형으로 복원하면서 일반적이지 않은 구조를 가지고 있는 가구법으로 인하여 발생하
는 여러 문제점에 봉착하였으며 복원과정은 그러한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과정이었다. 다시 말해
과거에 진행된 동북포루의 복원은 짧은 시간동안 완벽한 복원을 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
를 특이성이 아닌 보편성에 근거하여 해결하려 했던 부분이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지금도 역사적인
시간이 흘러가고 있고 그 시간들 안에서 1976년의 중건, 그리고 복원역사도 물러나고 있다. 그 시대의
복원과정은 너무나 치열하고 열악한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그 시대의 노력을 폄하해서는 안 될 것이
라 생각된다.
동북포루 복원정비공사에 있어 원형에 다가가는 것은 정당한 복원 원칙과 타당성이라는 측면을 잘 정립
하기 위하여 중요하다. 동북포루에서 건축물의‘ 복원’ 의 중요한 근거가 되는 원형이라고 하는 것은 3
1)
가지 측면에서 설명된다. 1) 배치계획의 원형, 2) 가구법의 원형, 3) 부재의 원형이 그것이다. 문화재를
원형이라고 할 때 가장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이 건물이 자리하는 위치를 말하는데 여기에 입지. 배치, 좌
향 등이 배치계획의 가장 중요한 측면이라 할 수 있다. 여러 건물들이 위치하여 수원 화성이라는 큰 틀
안에서 동북포루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배치계획에 의하여 그 의미가 확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화성성역의궤와 정리의궤 등 도설에 의하여 명확하게 남아있어 의심할 여지가 없는 부분이다.
목가구를 기본으로 하여 기단부터 지붕까지 가구법의 형상에 의하여 기본적인 가구법이 확인되면 미확
인 부재는 일반적 가정에 맡기고 복원이 가능하며, 그러한 복원을 통하여 공간형성과 시대정신의 가치
가 구현될 수 있다고 본다. 의궤에는 부재의 형상이나 치수, 개수 등이 상세하게 기록되어있고 동북포루
는 별칭을 통하여 그 가구법의 특이성이 완성되었다. 앞서 말한 배치계획의 원형은 가구법을 확인하기
어려울 경우 복원자체가 불가하다. 가구법을 확인하여 건물이 그 자리에 세워졌을 때 배치계획 원형이
확인된다. 마지막으로 부재의 원형이란 가구를 이루는 부재가 창건 당시의 부재이고 원래의 형태를 갖
는가이다. 목조는 유한성을 가지고 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교체를 필요로 하는 만큼 창건 초기의 부
재를 꼭 유지하고 있어야한다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는 다는 것을 볼 때 영구적 고유성을 주장
할 이유는 없다. 다만 원래 부재를 최대한 재사용하는 것이 문화재 보존의 원칙이다. 또한 문화재 보수
보강은 부재 전체를 가는 행위일 경우 반드시 기록을 통하여 남겨져야 한다고 하고 있다. 1976년에 조성
된 동북포루 또한 가치가 있다고 전제할 때 당시의 부재도 원형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부재들이 현재 복원과정에서 재사용하도록 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또한 이러한 부재
1) 건축문화재 복원의 동향과 방향, 김성우, 연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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