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2023서울고 35회 기념문집fox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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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이 감히 선배하고 맘 먹으러 드네..."
                     까만 안경테는 분을 참지 못했는지 씩씩거리며 동아리 방문을 벼락 치는 소리
                   를 내면서 여닫고 나갔다. 잠시 후 어디서 주워왔는지 어깨에 대걸레 자루를 한

                   무더기를 짊어지고 와서 우리 앞에 우르르 쏟아놓는 것이 아닌가... 족히 열 자루
                   는 넘어 보였다.
                     "한 놈씩 나와서 엎드려!"


                     군사독재 시절 국민들을

                   우매하게 만들고자 몇몇 여
                   우같은 정치가들이 3s정책을
                   썼다.

                     그중 하나가 스포츠였다
                   고 하는데, 그중에도 프로야
                   구의 출범은 그 친구들의 의
                   도대로 소기의 성과는 거두었다고 보인다.
                     프로야구를 처음 보던 날...

                     특히, 알루미늄이 아닌 나무로 만든 배트로 야구공을 칠 때 만들어 지는 '따~악'
                   소리와 하얀 야구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홈런이 만들어 내는 그림은, 비록 위정자
                   들의 얄팍한 정책으로 만들어진 프로야구지만 그 청량감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지금 생각해 보니, 타석에 들어선 프로선수들의 매끈한 타격 폼을 그 날 문예
                   반 동아리 방에서 나는 몇 년을 앞서서 보았다. 서너 번의 풀 스윙을 거치면서 까
                   만 안경테는 체력이 고갈되었는지, 허벅지, 힙, 종아리, 등허리, 머리 뒤통수까지
                   구분하지 못하고 대걸레 자루를 휘두르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어이가 없는 일이
                   었다. 18살 먹은 놈이 매질을 해봤으면 얼마를 해 보았겠는가? 짊어지고 온 대걸

                   레 자루가 모두 부러진 후에야 매질은 끝이 났다. 그 후유증으로 나는 한 달을 다
                   리를 절룩거리면서 학교를 다녔고, 일 년 내내 문예반 동기들에게 죄지은 마음으
                   로 지내다가 2학년이 되면서 특활을 자동차 운전 동아리로 옮겼다.



                     아마도 그때 배운 자동차 운전으로 지금 시골버스 운전을 하는지도....




                                                                   25 _ 4060 우리들의 3色5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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