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성북문창반 전자시집 제 1권
P. 13

빈집











        태어나서 살던


        고향에 잠시 들렸다 갑니다

        지친 발걸음 멈추고

        멍하니 바라보는 빈집들





        골목길은 풀밭이 되고

        마당은 생쥐들의 놀이터


        폐허가 된 썰렁한 빈집 앞에

        혼자 말없이 서 있는 나그네





        해질 무렵 툇마루에 걸터앉아

        다시는 고향땅엔 안 올 것이야


        긴 한숨 내뱉어 보아도

        서러운 마음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석가래도 문짝도 다 때어버리고

        마음도 내려놓고 문패도 때렴니다


        용마루 하나 틀어 올린

        썰렁한 몸채하나 서있습니다.
















                                                                                          성북문창반 전자시집-13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