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여름 새떼들 감나무에 앉아 노래 부른다 아름다운 노래로 전세를 냈나보다 밭둑에 흔해빠진 쇠비름 들판의 황소들 되새김질 여유롭다 염소 뿔도 녹는다는 대서(大暑) 따가운 햇살 이글거리니 나무에도 땀이 배어 있네 쇠스랑 울러 맨 농부 논두렁 지나니 허수애비 헤프게 웃고 있네 신호등 없는 하늘엔 조각구름 유유히 흐르고 산허리 휘감아 지는 해 농익은 노을 황혼으로 물들어 가네. 24 - 성북문창반 전자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