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0 - 강화산의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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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saan, Kang - Incidental Dominion in Life
Hwasaan, Kang - Incidental Dominion in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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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세우는
이혜주 2005, 08, 11
얼키설키한 당신 그림자 같은
맑은 날보다 흐린 날들이 많은
날들 사이로
이 모든 공든 탑마저
마저 걷고서
아무 것도 남기지 않는 일
떨어진 낙엽이 흘러 가도록
얼마나 많은 집을 짓고 또 허물었던가
마음의 탑만을 쌓다가
화려한 필름으로 남은 날들은
과연 얼마나 했던가
허물고서 또 밤이면
만리장성 정든 탑을 쌓다가
그 탑가에 잠들어
찢기고 할키운 바람에이는 날들 사이로
정리치 못한 틈들 사이로
무거워 눌리는 한숨 새어 날지라도
세우지 않고는 잠들 수 없는 나날
쌓아만 가는 고달픔에
무너질까 두려움으로
발돋움하며 탑을 쌓지.
걷어낼 수 없다면
치워 버릴 수 없다면
한조각 한조각 들어 올려 탑을 세우는 일
소원의 어깨 위로 내리는 달빛
새벽 이슬 젖은 탑가
아침 해로 살리라.
갖출 것 없이도
돌멩이 하나 제대로 원만 하기에
이 많은 돌들은 어디서 났는지
바다 밑 거대한 동종이 탑으로 세워지면
뜨거운 눈물은 다 돌탑이던가!
부르는 소리는 다 돌탑이던가!
뒤돌아 보면
아무 것도 쌓지 않은
세우지 않은
그리지 않은 그 자리 더욱 그리워.
지우고 싶은 것은 지우고 살자.
그저 텅빈 여백이 멈춰진 듯 그리워.
탑가를 맴도는
햇살에 달궈진 달의 노래나 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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