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 - 김연희 전자책 파일 210x260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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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연구를 통해서 습득하고 후기 현대미술의 사조로서 풍미했던 ‘미니멀 아트’와 ‘모노
크롬 회화’, ‘개념미술’ 등의 정신을 공유하려고 노력하였음을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작
품은 바넷 뉴먼의 모노크롬 회화에서 ‘형상’과 ‘바탕’ 사이의 관계에 대한 관점을 자신의
작품의 방법으로 차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일씩이 몬드리안은 ‘빈 캔버스’의 의미를
정의하기를 “만약 빈 캔버스를 쳐다 본 사람이 개념적으로 그것을 회화로 보지 않는다
면 그것은 하나의 문자 그대로 자연의 풍경이 되며, 자율성의 성질로 평면성이 포기됨으
로써 화면 밖에 있는 현실의 공간 한가운데에 위치하게 된 ‘물체Object’가 된다.”고 자
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따라서 미니멀아트는 평면성에 의존한 ‘회화의 평면성’을 포기하는 대신에 ‘회화’와 ‘조
각’이라고 불리어질 수 없는 삼차원의 작품이 되고, 오직 ‘작품work/사물자체object’라
불리어지는 ‘자율성’을 획득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하야미 다카시의 말처럼 ‘표면은
지(地)ground’가 되고 ‘회화는 도(圖)figure’가 된다. 현대미술에서 회화의 평면성의 인
지와 캔버스의 물성으로의 인지, 전면회화의 등장과 ‘오토마티즘’을 이해하면서 김연희
의 작품은 서서히 ‘모노크롬 회화’로 발전되어지지 않았나 싶다.
회화는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평면성(flatness)’과 ‘이차원성’을 그 본질로 갖는다.
모더니스트 화가는 다른 예술 매체에서 차용한 효과들을 제거해버리는 ‘자체비판self-
criticism’을 통하여 순수한 것이 되며, 그 순수성으로 인하여 개별 예술의 독자성과 질
적 기준에 대한 보장을 받게 된다.
다음은 김연희 작가의 자신의 작품에 대한 독백(monologue)이다.
“예술은 살아 있음과 죽음, 받아드림과 받아드리지 못함, 공간과 형태가 있고 없음 등 여
러 가지 요인이 영원함이다. 이 모든 것이 예술의 끝이 아닌가 싶다.”
“나의 내면의 열정은 캄캄한 밤 반딧불을 보고 눈의 초점을 맞추듯 그렇게 한 사물에 집
중하고 몰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술가로서 나는 구상적 이미지를 모두 제거하고 싶다,색에서도 모든 색을 아우르고 함
축하고 있는 검정색과 아무 색도 품지 않은 흰색 이 두 색의 성격과 대비가 같은 사고와
단순함을 동시에 갖게 하는 면에서 흥미롭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김연희 작가는 미국의 추상화가 라인하르트(Adolf F. Reinhart)의
에피그램(驚句)풍의 문장에 심취했음을 볼 수 있다. 그의 작품 역시 대부분 흑색의 회화
이다. 물론 최근에는 백색 모노크롬 회화에도 심취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예술로서의
예술은 예술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너무 유명한 그의 에피그램(epigram)이다.
김연희의 ‘모노로그’와 라인하르트의 ‘에피그램’은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김연희 작가는 자신 작품의 정신적 배경을 지그문트 프로이트(S. Freud)의 ‘무의식적
정신세계’와 칼 융(Carl Jung)의 ‘명상적인 무의식 개념’과 무관하지 않음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