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김연희 전자책 파일 210x260_Neat

이렇게 자신의 회화에서의 상징적 이미지를 ‘명상적 개념’에서 찾고자 하였다. 이러한
사상은 물질문명 중심의 서구적 시각에서 동양사상의 정신, 이데아가 새로운 중요한 대
안으로 부상되어지는 ‘한국적 모노크롬 회화’의 기저가 되어졌음을 볼 수 있다. 결국 현
대미술은 새로운 표현방법의 모색과 새로운 미의식의 창조가 요구되어지는 현상을 맞게
된다. 이에 따라 현대미술에서는 색과 구도의 절제, 단순화 시키면서 동양적 사유인 ‘무
위(無爲)’와 불교의 ‘공(空)’ 사상의 영향으로 화면의 여백과 공간성의 중시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결국 김연희 작가의 회화의 순수성의 배경은 이러한 동양적 사상을 미적
가치의 형상화의 배경으로 수용되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이러한 개념이 작가정
신의 회화 속에 수용, 확장되어지며 물성과 매체가 중첩되어서 우연성의 형태로 작품의
이미지에 용해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김연희 작가의 작품의 기호는 작품 전체에 배열되어 상징적, 서정적 이미지로 나타나며
묵시적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작가가 표현기법으로 차용하고 있는 ‘플로잉(Flowing)’
기법과 ‘오토마티즘(Automatism)’ 기법이 자유롭게 의도된 물성으로 화면을 구성하는
조형성으로 적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2015년 이후 작품들, 문자추상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70년대 초 ‘사물자체로서의 미술(object art)’의 대안적 방법으로 선택한 ‘언어’
와 ‘이념’을 ‘예술’과 ‘진술’의 대안으로 제시했던 컨셉츄얼 작가들의 ‘언어’와 ‘문자’에
도 매료되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언어적 기술(記述)이 검은 단색화의 표상으로 결정
되어짐을 보게 된다.

미국의 평론가 바바라 로즈(Babara Rose)는 리터럴리즘이 대두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
한 원인 중 하나로서 단순함과 절제의 미학과 미니멀리즘 음악을 선호하던 당시 미국의
사회적 배경을 들고 있다. 그의 의하면 유럽과 달리 미국 미술은 고전적 뿌리가 없기 때
문에 미국 예술의 주류는 시민 취향의 요구에 부응하는 근본적으로 대중적이고 사실적
경향이 지배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대중적이고 사실적 취향은 전후 50년대에 형
성된 네오 다다(Neo Dada)가 보여준 이미지와 공간의 ‘있는 그대로의 사물성(literal-
ness)’을 향한 진전과 결합하여 환영주의나 가공적 이미지에 대한 종말을 요구하는 경
향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대중적 이미지와 관계가 깊은 ‘팝pop’ 양식과 실제성을 추구하는 ‘리터럴
리즘’의 두 경향으로 전개된다. 따라서 몬드리안 이후, 모더니즘의 미학적 가설로 설정
된 리터럴리즘은 소위 플라톤의 ‘모사mimesis’ 개념에 의한 ‘표현presentation’ 미술
의 기본 정신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진다.

사물의 본질만 남기고 단순함을 추구하는 ‘최소화주의’를 표방한 미니멀리즘 비평가 바
바라 로즈는 쟈스퍼 존스(Jasper Johns) 이후의 화가들을 다음과 같이 두 가지 부류로
구분하였다.

첫째. 일루전에 대한 ‘실제적 공간(literal space)’인 ‘삼차원적 오브제’를 선택하기 위하여 ‘회
화(painting)’로서의 이차원적 조건을 포기한 경우, 오브제로서의 자율성을 획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