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김연희 전자책 파일 210x260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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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예술가의 작품은 그것이 단순한 사물이 아니라 각자 개별적 작품의 ‘상징(Sym-
                                   bol)’과 ‘비유(Allegorie)’의 특징을 가지면서 상징적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김연희 작가의 작품은 일련의 ‘모노크롬’ 작가의 작품과 유사한 듯하지만, 김연
                                   희 작가 고유의 단색화로서의 ‘상징’과 ‘비유’의 미묘한 차이와 미적 특징을 갖고 있는
                                   작품의 작가라 하겠다.


                                    김연희 작가는 작가적 기질과 감각이 매우 뛰어난 작가이다. 그동안 몇 차례 개인전에
                                   서 확인했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과 집중력도 대단한 작가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더 좋
                                   은 작품으로  평가되기 위해서 ‘나만의 주제’와 ‘나만의 방법’이라는 평가가 뒤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대적 양식과 개념은 시대적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중요하지만, 결코 그것만으로
                                   는 좋은 작품과 좋은 작가가 될 수 없음을 말하는 것이다.


                                   좋은 작품이란, 너무 멋을 부리면 개념이 희석되어서 작품의 격이 떨어진다. 그래서 좋
                                   은 작품은 멋을 추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멋을 추구하는 것은 ‘패션’이니까. 그렇기 때
                                   문에 현대미술은 보다 깊은 인문학적인 토양에서 그 존재 이유를 찾지 않나 생각된다.
                                   박수근 화백도, 김환기 화백도, 윤형근 화백도, 하종현 화백도 이들은 모두 자기만의 ‘주
                                   제’와 표현 ‘방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좋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끝으로, 현대미술은 묘한 ‘아이러니(irony)’를 연출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러니’는 역
                                   설적이고 반어적 표현을 활용하여 부조화의 모순된 진실을 보여주는데 활용되는 방법이
                                   다. 즉, 일방적인 단순한 진실을 보여주는데 곧잘 활용되는 방법이다. 처연하고 비극적
                                   인 장면의 사진은 내용과 형식의 ‘아이러니’를 통해, 달콤함과 처연함, 쾌와 불쾌, 몰입
                                   과 반발 등의 대립항을 잘 공존시켰다. 메를로퐁티는 “화가의 눈은 보통 사람이 못 보고
                                   지나치는 것을 보게 한다. 더 나아가 화가는 그가 본 것을 못 보고 지나치는 것을 보게 한
                                   다. 더 나아가 화가는 그가 본 것을 사물이 스스로 내면에서부터 자신을 묘사하는 것처
                                   럼 화폭에 이미지로 투사한다. 거기에서 묘사하는 주체와 묘사되는 대상을 판별하기 어
                                   려울 만큼 신체의 기능과 직관되는 사물이 일체가 되어 표현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나 자신이 보고 느낀 대상의 이미지를 다른 누구와도 다르게 ‘지각(perception)’하고 나
                                   자신만의 고유한 방법으로 기술할 수 있어야 한다.


                                    김연희 작가의 새로운 작품들에서는 더욱 발전적으로 진화되어 있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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