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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요 행사                                                                                   최근  주요 행사




             에 정의, 그리고 용기가 있어야 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칼을 잘못 사용하게 되면 국민들은 바보가 된다, 그
 최근 주요 행사  제29회 KABFF 조찬포럼  래서 항상 엄중하게 생각을 해야 된다, 이렇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2023.4.25)
               이제 언론이 해야 될 역할 중에서 하나는 결국은 우리 사회를 통합으로 가게 해야 되고 그 다음에 우리가 원하는
             자유민주주의 제도를 좀 성숙시켜야 되는 건데 첫 단계는 갈등을 드러내는 겁니다. 갈등을 드러내는 것 그걸 정치
 이 하 경  KABFF 연사
             학에서 갈등의 현재화(顯在化)라고 하는데요, 이게 저희가 해야 할 일의 가장 큰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자세가 필요하냐면 내 말은 맞고 저 사람 말은 틀리다라고 해버리면 그게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다
             른 의견이 존재한다는 걸 인정하고 그게 가치가 있다는 걸 인정하고 경청을 해야 되겠죠.


               <경청에 대하여>
               역사상 경청을 잘하고 다른 사람들 말을 많이 듣는 사람이 여러 명이 있는데 제가 대표적으로 한 사람을 꼽는다
             면 징기스칸이라고 생각합니다. 징기스칸이 정복자로서 알려져 있지만 어떤 미국 학자가 쓴 책인데 이 사람의 신
             념은 독특합니다. 말을 타고 가는 데마다 그 지역의 종교 지도자들 하고 같이 먹고 자면서 그 사람들 얘기를 듣습
             니다. 자기는 무종교 이면서 각종 종교 지도자들로 부터 얘기를 듣는 겁니다. 그래서 부하들이 물어봅니다. 왜 이
             렇게 시간 낭비하며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사람들인데 계속 듣느냐고 할 때 부하들에게 한 마디를 분명히 합니다.
             “이 세상은 너무 넓어서 하나의 종교로 다스릴 수 없다, 그런데 각각의 종교마다 뜻이 심오해서 잘 듣지 않으면 이
             해하기 힘들다. 정복하기 전에 그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 시기의 서양사를 읽어보면 끝없이 종교 때문에 싸우고
             죽이고 합니다. 대략 그 때가 한 12세기쯤이었던 것 같은데요. 당시에 징기스칸은 그걸 넘어서는 지혜를 찾아 낸
             것입니다.
               제가 또 경청에 대해 존경할 분이 있는데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고 이건희 회장님이십니다. 그분이 젊었
             을 때 어떤 친척분이 젊은 이건희씨 방에 놀러 갔는데 뒤 벽에 액자가 하나 있었대요. 거기에 경청(傾聽)이라고 써
             있는 액자를 보고 그분이 물어 봤답니다. 이 방에 들어오는 분은 나의 말을 경청하시오 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건
 저는 기자입니다. 기자는 질문을 잘 해야 되는 직업인데 이렇게 여러 중진들 앞에서 강의
 를 하려니 큰 부담을 느낍니다.
 언론은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세계에 있는 게 아니고 구체
 적으로 땅을 밟고 살아야 됩니다. 흔히 언론의 속성에 대해서 얘기할 때 나폴레옹 일화를 들
 지요. 엘바섬을 탈출할 때의 프랑스 언론은 “괴물 엘바 섬을 탈출하다” 이렇게 썼죠. 그 다음
 에 의외로 세력이 커지자 “반역자 파리로 향하다” 이런 식으로  점점 표현이 부드러워 지더니 맨 마지막에 파리를
 탈환하자 “황제폐하 입성”이라고 보도 했죠. 이게 언론입니다


 <언론의 속성>
 언론인은 기회주의자냐? 기회주의자 맞습니다. 왜냐하면 현실의 흐름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고 각자가 자기
 의 여러 가지 처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러나 조심하십시오.  그들은 항상 반격의 기회를 노리
 고 있답니다. 일제하의 신문 영인본을 자세히 검토해 본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이런 걸 발견했습니다. 그토록 검
 열이 심하고 탄압이 심한데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한국의 신문들은 일본에 대항하는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움직임
 을 빼놓지 않고 작게라도 보도했더라고요. 저희 기자 선배들은 상황이 힘들지만 진실을 알리려고 꾸준히 애를 썼
 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87년 박종철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시에 기사 한 줄이라도 넣으려고 했던 기
 자들이 엄청나게 노력을 해서 결국은 부검을 하고 또 거기에서 고문 치사가 밝혀지고 해서 역사가 바뀌지 않았습
 니까? 그래서 저희는 항상 이 두 쪽을 다 보고 있다, 그러니까 조심하셔야 된다, 이런 말씀 하나 드리고요.
 그래서 기자의 덕목으로 저는 이제 새로 후배들이 들어오면 제일 중요한 것은 리얼리스트가 돼야 되고 그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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