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25년 3,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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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경영학 교수로 활동한 선배를 만났다. 그는 재무
관리 전공자였다. "나는 조 교수가 부러웠어."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젊었을 때는 40대 자금부장, 50
대 재무이사를 만나도 또래 같아 편했는데, 60세가 넘으니
만나는 이들이 다 나보다 어려. 그런데 전략을 전공한 조
교수는 늘 사장이나 회장을 만나니 얼마나 좋아." 나는 "요
즘은 젊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즐겁습니다"고 웃으며 답했
지만, 내심 뜨끔했다. 전략경영을 전공한 덕분에 최고경영
자(CEO)를 자주 만날 수 있었던 건 사실이다.
전략은 책상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다
CEO의 전략, 구성원의 마음을 움직이는 메커니즘
경영학 교수는 전공에 따라 기업에서 만나는 상대가 다르다. 생산관리는 공장장, 마케팅은 영
업부장, 인사관리는 인사부장, 재무관리는 자금부장을 주로 만난다. 전략경영 교수는 장기 전
략과 신사업을 다루다 보니 자연스레 CEO를 상대한다.
그런데 전략경영에 대한 내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은 사건이 일어났다. 세계적인 조사기관 갤
럽이 142개국에서 23만명을 조사한 결과, 직원의 67%가 몸은 회사에 있지만 마음은 다른 곳
에 있다고 발표했다. 직원 3명 중 2명이 업무에 몰입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일한다는 것이다.
CEO의 역할은 전략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CEO에게는 두 가지 과제가 있는
셈이다. 첫째, 몰입하지 못한 67%를 하나의 팀으로 묶는 메커니즘을 만드는 일. 둘째, 몰입한
33%가 실제로 행동하게 만드는 전략을 세우는 일. 둘 중 하나만 해서는 안 된다. 전자만 하면
행동이 없고, 후자만 하면 조직 역량 중 3분의 1만 쓰게 된다. 진정한 CEO라면 이 두 가지
중 어디에 더 비중을 둘까.
"규칙대로 행동하되, 맹렬하게 달려드십시오." 나이키의 창업자 필 나이트의 말이다. "진정으
로 만족하고 싶다면, 지금 하는 일이 가장 위대한 일이라 믿는 것입니다. 위대한 일을 하는 유
일한 방법은 그 일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말이 이어진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