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오산문화 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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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VOL. 60 osan culture
장릉과 소나무
비운의 왕 단종 앞에 서다. 지세로는 명당자리인 듯하다. 무 입구에는 단종의 이야기를 알 수
강원도 영월에 위치한 장릉은 조 덤으로 오르는 길은 따로 있다. 있는 단종역사관이 있다. 조선
선왕릉 중 하나로 유네스코가 보 완만한 오르막을 조금 오르면 언 사대부 집과 비슷한 재실은 능을
호하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곳 덕위에 쓸쓸히 자리 잡은 어린 지키는 참봉1인, 수호군9인이 지
이다. 조선왕릉은 전통 문화가 왕의 무덤이 겪었던 비운의 삶보 냈으며, 단종 제향을 지낼 때 제
깃들어진 독특한 건축양식과 아 다 아담하고 평화롭게 눈에 들어 물준비와 제기와 각종 주요한 도
름다운 자연경관이 잘 어우러진 온다. 구들을 보관 해 오던 곳이다. 현
신성한 공간이며 지금도 제례를 재도 단종 제향을 지내고 있어
지내고 있어 탁월한 가치를 인정 장릉과 소나무 창고는 자물쇠로 잠겨져 있다.
받는 문화유산이다. 왕릉과 함께 사당, 정려비, 기적 재실 건물 안 큰 향나무와 모두
장릉은 17세 어린나이에 숙부에 비, 정자 등이 있는 곳은 이곳뿐 능을 향하여 절하듯 굽어있는 장
게 왕위를 빼앗기고 죽임을 당 이다. 왕위를 빼앗기고 죽음을 릉 주위의 웅장한 소나무들은 오
한 조선 제6대 임금인 단종의 능 맞은 단종과 관련된 역사의 이야 랜 세월을 견디며 과거와 현재의
으로 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기가 함께 한다. 엄흥도의 충절 이야기를 다 아는 듯 경이롭고
있다. 후환이 두려워 아무도 수 을 후세에 알리기 위해 영조2년 듬직하게 자리 잡고 있다.
습하지 않는 단종의 시신을 영월 에 세워진 정여각과 단종에게 목
호장 엄홍도가 거두어 모실 곳을 숨을 다해 충성을 했던 이들을 청령포에 흐르는 어린왕의 눈물
찾던 중 노루가 앉은 자리에 눈 기리기 위한 배식단은 단종과 함 청령포는 태어나서 3일 만에 어
이 쌓이지 않는 것을 보고 그 자 께 이곳에서 아픈 역사의 기억을 머니 현덕왕후가 죽고 할아버지
리에 무덤을 만들었다고 한다. 고스란히 이야기 하고 있다. 세종과 아버지 문종의 사랑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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