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제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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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선이 부어오른 계절은                                                                            37
                         방향감각을 잃어                                                                                 문화

                         자정 속을 헤매고 다니는데                                                                           · 예술
                         그 사정 딱해 보였는지

                         쯧 쯧                                                                                      · 체육
                         혀를 차던 그는                                                                                  /  교육

                         치킨처럼                                                                                      /  종교
                         제 살 먹어치우고

                         한 뼈만 남은 달빛을
                         밤 새워 뱉고 있다






                         한계령에서
                                                                                       채희숙

                         하늘은 맑은 호수
                         그 길을 따라 나섰다

                         얼마나 지났을까
                         안개 강이 앞을 가려

                         미로 속에 던져졌다



                         높은 산자락엔 새하얀 이불을 덮고
                         아래 산자락은 푸르디 푸른

                         수채화를 그리고 있었다



                         흰 눈이 말없이 창문을 두드렸다
                         이 아름다움을 마음 가득가득 담아

                         언제나 꺼내볼 수 있을까
                         한계령에서 차 한 잔을 마시며

                         서러운 고통을 털어내고 있었다



                         애잔한 초겨울 하늘에
                         온몸으로 떨고 있는 은사시나무

                         눈오는 겨울바다가 보고 싶어
                         마흔의 나이에 떠나온 길 끝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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