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오산문화총서 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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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구석기시대의 오산





                      1. 구석기시대 개관



                        구석기시대란 생물분류학에서 유인원과 구별해서 사람으로 분류되는 고인류가 처음 등장한
                      때부터 1만 2천 년 전 무렵 플라이스토세(홍적세)가 끝날 때까지에 이르는 긴 시간대에 걸친 인
                      류문화의 원초단계를 가리킨다. 좁은 의미의 구석기시대는 돌을 때려서 만든 타제석기(打製石

                      器)를 사용하던 시대를 말하며, 그 이후에 돌을 갈아서 만든 마제석기(磨製石器)를 사용하던 시
                      대를 신석기시대로 구분한다. 인류의 조상은 두발걷기를 하며 다른 유인원과 상이한 진화의 길

                      을 걷기 시작했는데, 700만 년 전 무렵에서부터 450만 년 전 무렵 사이에 초보적 단계의 두발
                      걷기를 하며 살던 사헬란트로푸스 등과 같은 고인류들이 살았고, 400만 년 전에 등장한 오스트
                      랄로피테쿠스는 사람의 고유한 신체적 특징과 구조를 완성시켜 나갔다. 최초의 사람(Homo)속

                      (屬)으로 분류되는 호모 하빌리스는 플라이스토세의 시작과 더불어 250만 년 전에 출현하였으
                      며 이 때부터 돌로 도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호모속은 현저히 커진 두뇌용량으로 인해 이전보

                      다 발달한 지능과 도구 제작 능력을 갖추게 되었으며, 그 결과, 호모 에렉투스 단계에서 인류는
                      180만 년 전 아프리카를 벗어나 유라시아 각지로 퍼져나갔다. 현대인의 직접적인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는 20-15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등장하였다. 이후 진화를 거치며 고도의 지능과 언어,

                      상징행위 같은 새로운 차원의 문화를 갖게 되면서 늦어도 6-5만 년 전부터 아프리카를 벗어나
                      전 세계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한반도에서는 1930년대에 두만강가의 동관진(현 강안리)에서 구석기로 보이는 유물이 발견되

                      었으나, 본격적인 연구는 북한지역에서 함경남도 웅기 굴포리유적이, 남한지역에서 1964년 공
                      주 석장리유적이 발굴되면서 시작되었다. 현재까지 발견된 구석기 유적은 1,000곳이 넘는다.
                      가장 오래되었다고 주장되는 유적으로는 상원 검은모루동굴, 단양 금굴, 석장리 하부층, 전곡

                      리 하부층 등이 있다. 이 유적들의 나이에 대해서는 30만 년 이상, 심지어 100만 년 전의 플라
                      이스토세 전기(약260-78만 년 전) 혹은 중기(78-13만 년 전)라고 주장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

                      침하는 증거는 확실하지 않다. 남한지역에서 발굴된 유적은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 즉 현생인
                      류의 등장으로 시작된 4만 년 전 이후의 후기구석기시대에 해당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다만, 파
                      주 장산리유적의 경우, 지질학적인 특징, 유적 형성과정의 검토를 비롯한 자연과학적 연대측정

                      결과 등을 통해 20만 년 전 이전의 연대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연천 전곡리유적은 3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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