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오산문화총서 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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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기도와 오산의 구석기시대 유적



                                                                          연천 전곡리 선사유적은 1978년
                                                                        4월 동두천 미군기지에 근무하고
                                                                        있던 그렉 보웬이 한탄강변에서 구

                                                                        석기 유물 네 점을 수습하면서 알
                                                                        려진 유적이다. 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했던 보웬은 서울대학교의 고

                                                                        고학자인 김원용 교수에게 이 사실
                                                                        을 알렸고, 그 해 여러 차례에 걸쳐

                                                                        광범위한 지표조사가 실시되었다.
                                                                        이를 통해 이른바 ‘아슐리안형 주먹
                      <그림 1> 주먹도끼 : 연천 전곡리유적(좌) 및 파주 가월리유적(우)
                                                                        도끼’의 발견이 학계에 알려지고
                      1979년에 발굴조사가 이루어지면서 유적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어 같은 해 10월에 사적 268
                      호로 지정되었다. 당시까지 세계의 구석기 고고학계에서는 미국 하버드 대학의 모비우스 교수
                      의 ‘구석기 이원론’, 즉 인도를 경계로 서쪽지역인 유럽이나 아프리카지역은 발달된 형태의 석기

                      인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사용했으며, 동쪽지역인 동아시아지역은 이전부터 이어져 온 단순
                      한 형태인 '찍개'를 사용했다는 견해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그런데 연천 전곡리유
                      적에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나오면서 세계 구석기 연구의 중요한 가설인 모비우스 이론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다.
                        전곡리유적은 현재까지 20차례 정도의 발굴조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수천점의 구석

                      기 유물이 수습되었고, 한국고고학에서 구석기 연구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국
                      제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전곡리유적이 알려진 이후 비슷한 조건에서 형성된 구석기 유적이
                      임진강·한탄강 유역에서 많이 찾아졌는데, 파주 주월리·가월리·장산리, 연천 남계리유적을

                      포함하여 50여 곳에서 구석기시대 유물이 수습되고 있다.
                        한강유역에는 파주 운정지구, 고양 덕이동, 김포 장기동, 인천 원당, 남양주 호평동, 양평 병

                      산리, 여주 연양리유적 등이 알려져 있으며, 이 밖에 의정부 민락동, 광주 삼리, 용인 평창리·
                      동백리, 화성 구문천리, 안성 공도유적 등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오산의 구석기시대 유적은 발굴조사가 이루어진 청호동유적과 내삼미동유적, 그리고 지표조

                      사를 통해 알려진 갈곶동유적이 있다.




                      16  이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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