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오산문화총서 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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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기도와 오산의 청동기시대 유적
경기도의 청동기시대 유적은 주로 천변의 충적지와 산지 또는 구릉에 입지한다. 유적의 종류
는 주거지 유적과 고인돌을 주체로 하는 분묘 유적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평택 토진리·수월암
리유적이나 안성 만정리유적과 같이 주거공간과 분묘공간이 함께 확인된 마을유적은 매우 드물
다. 이와 같은 유적은 한강본류를 비롯하여, 북한강, 남한강, 임진강, 한탄강, 탄천, 진위천, 안
성천 등 하천 본류와 지류의 수계망 주변에 분포한다. 하남 미사리유적은 남한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청동기시대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여주 흔암리, 가평 대성리, 수원 금곡동, 화성
동학산·천천리·반송동, 오산 내삼미동, 평택 소사동유적 등은 경기도를 대표하는 마을 유적
이다.
고인돌은 서울, 인천을 포함하여 경기지역에서 총 1,200여기가 존재했던 것으로 파악되었는
데, 경기도박물관의 2007년도 보고에 의하면 960여기가 확인되었다. 이 가운데 개석식(蓋石式)
고인돌이 74%로 가장 많으며, 탁자식이 25%를 차지한다. 한반도에서 개석식 고인돌이 가장 많
이 확인되는 가운데, 북방식으로 불리는 탁자식은 북한과 경기지역이, 남방식으로 불리는 바둑
판식은 전라지역이 각각 높은 분포밀도를 보이고 있다. 강화도의 고인돌은 전라도의 고창, 화순
지역과 함께 2000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안성 만정리 신기유적에는 고인돌 1기와 그 주변에 규모가 작은 4기의 돌널무덤이 부채꼴 형
태로 배치되어 있었는데, 고인돌과 관련된 인물은 돌널무덤의 피장자보다 위계가 높았던 것으
로 볼 수 있다. 이 돌널무덤에서는 다량의 목탄과 인골편이 수습되어 화장(火葬)이 이루어진 것
으로 추정되며, 광주 역동, 평택 토진리, 안산 선부동유적 등에서도 화장묘가 확인되었다. 화장
묘는 경기 이외의 남한지역에서는 조사 예가 많지 않은 데 반해, 중국 요동반도나 서북한지역에
서 자주 확인되는 점에서 이 지역들 사이의 관련성이 주목된다.
청동기시대 후기의 유적은 부천 고강동, 화성 동학산, 수원 율전동, 오산 가장동, 안성 반제
리, 안성 망이산유적 등 비교적 높은 산지에 고지성(高地性) 마을을 형성한 점이 특징이다. 이
유적들 가운데 일부는 도랑을 파서 돌린 환호(環濠)와 자연바위, 구덩이 등의 의례(儀禮)행위와
관련된 시설들이 주목받고 있다. 한편, 청동기시대가 끝나고 철기가 출현하는 시기의 유적은 시
흥 오이도유적과 같은 서해안지역, 또는 안성 만정리유적과 같이 내륙의 구릉에서 발견되고 있
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오산의 청동기시대 유적은 금암동 고인돌을 비롯하여, 외삼미동, 지곶동, 가장동에서 확인된
몇몇 고인돌 유적만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 대규모 택지개발과 이에 수반된 발굴조사가 이루어
고고학으로 본 선사시대의 오산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