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오산문화총서 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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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충북 청원군 문의면 가호리 아득이 유적은 1978년 대청댐 수몰지역에 대한 조사에서 발굴된 청동
기 시대의 고인돌이며, 북위 36° 25′07″, 동경 120° 30′11″에 위치하고 있다. 3)
고인돌 덮개돌 아래에서 석실이 발견되었고, 무덤방에서는 불을 피웠던 흔적이 남아 있다. 이 고인
돌은 이미 도굴된 상태였으나 청동기 조각, 간돌, 토기 등이 출토되었으며, 주변에서는 돌무덤과 선
돌 등이 함께 발견되었다. 발굴된 출토물은 현재 충북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고, 고인돌은 문
의면에 복원되어 있다. 그런데 이 고인돌에서 약 3m 떨어진 곳에서 크기가 324.5×235.4 mm2인
직사각형에 가까운 돌판이 발굴되었다. 이 돌판에는 지름이 7mm에서 2mm사이이고, 크기가 서로
다른 홈 65개가 파여 있었다 (그림 1, 그림 2). 이 홈들은 당시 별자리일 가능성이 제기되었으나 구
체적 근거가 부족하여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다.
세계의 거석문화 중심지역 중의 하나인 우리나라에서 덮개돌에 홈이 파여 있는 고인돌들이 많이
보고되어 왔다. 이 구멍들은 고인돌 외에도 자연바위나 탑, 비석, 선돌 등에서도 발견되는데, 흔히
성혈(性穴)이나 알구멍, 알바위, 알터, 알뫼, 알미, 성혈 등으로 불려왔으며, 주로 생산·풍요나 자손
기원 등과 같은 민간 신앙이나 원시종교의 표식으로 해석하여 왔다. 이외에도 외국의 경우 이러한
고인돌 구멍을 천둥경외사상, 태양숭배사상, 불씨제작, 장식의 의미 등으로도 해석하여 왔다. 4)
한편 북한에서는 고인돌 덮개돌에 새겨진 구멍들에 대한 연구가 최근에 이루어져 일부 고인돌들에
파여 있는 구멍들이 별자리라는 주장이 제기되어왔다. 5)
반면에 고인돌에 새겨진 구멍들이 별자리일 가능성에 대한 남한에서의 연구는 극히 최근에 시작되
고 있다. 김일권은 구멍이 파여 있는 고인돌 및 자연바위에 대한 기존의 연구를 종합하며 이 구멍
들이 별자리일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하였으나 구체적 결론을 얻지 못하였다. 6)
그러나 남한에서 고인돌에 새겨진 구멍들이 별자리일 가능성을 자료수집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
하고, 특히 별자리로 추정되는 몇 가지 경우에 대한 향후 연구를 강조함으로써 남한에서 고인돌의
성혈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업적으로 평가된다.
3) 이융조, 1978, 『대청댐 수몰지구 유적발굴 보고서』(충북대학교 박물관); 이융조, 1981, 「청원 아득이 유적의 선사무덤
문화」, 『한국의 선사문화: 그 분석 연구』(탐구당).
4) 이융조, 1980, 『한국 선사문화의 연구』(평민사), p. 155; 이필영, 한창균, 1987. 「바위구멍 해석에 관한 시론: 고고·민
속자료를 중심으로」, 『史學志』 21집 (단국대), p. 367.
5) 조선기술발전사 편찬위원회, 1997. 『조선기술발전사 (원시·고대편)』 (백산자료 영인).
6) 김일권, 1998, 「별자리형 바위구멍에 대한 고찰」, 『古文化』51 (한국대학박물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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