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오산문화총서 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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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본 연구에서 비교 별자리로 이용할 고구려 진파리 4호 고분 별자리 그림에 대해 북한의
                          리준걸은 이것이 28宿를 모두 그려 넣은 그림이라고 주장하였다. 아득이 고인돌의 돌판 구멍들이
                          진파리 4호 고분 별자리와 유사하다는 것이 입증된다 하더라도 북두칠성 이외의 다른 별들이 실제
                          로 어떤 별자리인가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과학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문제는 고대 유물에 그려
                          진 별자리의 모양과 분포를 실제 별자리와 직접 비교함으로써 해답할 수 있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는 아득이 고인돌 돌판 구멍들과 실제 별들의 분포를 비교하기 위하여 서기전 500년에서의 별들의
                          위치를 계산하여 이용하였다.      12)
                          그림 4에 (ㄱ) 함경남도 함주군 지석리 고인돌에 새겨진 별자리와 (ㄴ) 반전시킨 아득이 돌판 구멍
                          분포 그림, (ㄷ) 평양시 무진리 진파리 4호분의 별그림, 그리고 (ㄹ) BC 500에 북극 근처의 4.5등급
                          보다 밝은 별들의 모습을 비교하였다. 서기 약 6세기에 축조된 진파리 4호 고분 천장에는 약 136개
                                         13)
                          별들이 그려져 있다.  별그림이 이미 많이 훼손이 되서 금분이 떨어져 나간 작은 별들은 속이 빈
                          원으로 표현하였다. 이 별들은 서로 다른 크기로 그려졌으며, 별 사이의 연결선이 없다. 이 그림이

                          별자리를 나타낸다는 결정적인 근거는 유별나게 크게 그려진 북두칠성 때문이다. 별그림이 밀집되
                          고 연결선이 없이 그려진 까닭에 북두칠성 이외의 다른 별들에 대한 동정은 쉽지 않은데 리준걸은
                          이 별들이 28수를 간략한 방법으로 그려 넣은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14)
                          황도 주변의 주요 별자리 28개를 선정하여 하늘을 28개 구역으로 분할하는 방법은 중국에서 이미
                          서기 전부터 사용되어 왔다. 고구려 고분의 별자리 그림이 중국 천문학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근
                          거는 4세기 후반부터 나타나는 여러 벽화고분의 별자리 그림에서 28수의 한자 이름과 각 별자리를
                                                                 15)
                          그려 넣은 방위와 연결선 등이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진파리 4호 고분의 별자리 그림은
                          천장 전면에 글이나 연결선 없이 그려 넣은 것으로써, 이러한 주장은 28수 별자리를 진파리 4호 고
                          분의 별들과 무리하게 동정한 결과일수도 있다.

                          아득이 고인돌 돌판에 새겨진 홈들의 분포에서도 북두칠성이 뚜렷이 나타난다. 그림 2에 나타낸 구




                       12)  본 연구에서 사용한 실제 별자리 모습은 세차운동과 함께 고유운동도 고려하였다. 별자리의 모양은 별들의 고유운동
                         에 의해 변형이 일어나나 그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축조시기에 대한 가정은 본 연구의 별자리 同定에 영향을 주
                         지 않는다.
                       13)  리준걸, 「28수를 다 그린 진파리 4호 무덤」, 『역사과학』 1981-3, p. 46; 리준걸, 「고구려 벽화무덤의 별그림에 대한
                         연구」, 『고고민속논문집』 9, 1984, p. 2.
                       14)  리준걸은 이 고구려 별자리 지식을 조선 초에 만들어진 석각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 (天象列次分野之圖)와 연관
                         시켰다. 천상열차분야지도에 쓰인 양촌 권근의 도설에 따르면 이 천문도는 원래 고구려 천문도이었다고 했기 때문이
                         다. 한편 이 천문도의 원 관측시점이 고구려 초기인 서기 약 1세기임이 최근 발견되었다. 박창범, 「천상열차분야지도
                         의 별그림 분석」, 『한국과학사학회지』 20, 1998, pp. 113-149.
                       15)  6세기 경에 지어진 평남 대동군 덕화리 2호분이 대표적 예이다.  리준걸, 「덕화리 2호 무덤의 별그림에 대하여」, 『력
                        사과학』1981-1,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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