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4 - 오산문화총서 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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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쭉한 지역에는 밝은 별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림4ㄴ의 아득이 돌판에서도
같은 위치(중앙에서 약간 오른쪽의 길쭉한 지역)에 홈들이 나타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한편 그림4ㄴ에 보인 아득이 돌판에서 오른쪽 끝에 있는 별들은 별자리 모양을 이용하여 동정하
기에 어려움이 있다. 우선 이 부분이 침식이 많이 된 부분이고, 그 의미가 확실치 않은 쪼아서 새긴
아주 큰 별들이 세 개(속이 빈 원들로 표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체로 오른 쪽 끝의 중앙에
있는 두 밝은 별은 마차부 자리에, 이 별들과 북두칠성 사이에 있는 일련의 별들은 큰곰자리에서
곰의 머리와 앞발 부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18)
진파리 4호분의 별그림에는 지름이 3.5cm에서 0.7cm 사이인 별들이 약 136개 있다. 그러나 크기
가 아주 작은 별들을 무시하면 그림4ㄷ에 비교한 것처럼 북극 근처의 별들의 분포와 매우 비슷하
다. 리준걸은 이 별그림의 별들 모두를 간략화한 28수 별자리들로 동정하였다. 그러나 별자리의 형
태 문제 이외에도 이러한 주장에는 중요한 문제들이 있다.
첫째는 리준걸의 동정에 따르면 진파리 4호분의 별그림에서 28수가 시계 반대방향으로 분포하게
되는데 이는 실제와 반대 방향이다. 둘째로 북두칠성과 남두육성이 함께 그려진 고구려 고분 벽화
에서는 예외 없이 남두육성이 크게 강조되었으며, 반드시 북두칠성의 맞은편에 나타난다. 더구나
19)
대부분의 경우 남두육성을 반전시켜 북두칠성과 서로 마주보도록 배치하였다. 따라서 리준걸의
동정에서처럼 남두육성이 매우 작은 별자리로서 북두칠성의 뒤에 나타나는 경우는 고구려 별그림
의 기본 형식에서 크게 어긋난 것이다. 또한 리준걸이 진파리 4호분에서 동정한 28수들은 별자리
의 상대적 크기가 전혀 지켜지지 않고, 별의 크기와 대응 별들의 실제 밝기에 상관관계가 전혀 없
다. 이러한 문제점들로부터 볼 때 리준걸의 28수 동정은 진파리 4호분의 별 그림을 천상열차분야
지도와 관련지으려는 무리한 의도에 따른 결과로 생각된다.
2. 고구려 고분 벽화의 주요 별자리
「고구려 고분벽화의 북극성 별자리에 관한 연구」에서 김일권은 고구려 고분의 주요 별자리
20)
를 북두칠성, 북극3성, 남두육성 등으로 보고하였다. 다음은 위의 논문에서 발췌한 일부분이
다.
18) 리준걸, 1981과 1984, 앞의 논문.
19) 이러한 예는 덕흥리 고분(북두칠성과 남두육성 둘 다 반전), 각저총(남두육성만 반전), 삼실총(남두육성만 반전), 덕
화리 1호분과 2호분(모두 정상), 집안 오회분 4호와 5호묘(남두육성만 반전), 통구사신총(남두육성만 반전) 등이다.
김일권(1996, 백산학보, 제47호, 62)의 고구려 고분 별그림 참조.
20) 김일권, 「고구려 고분벽화의 북극성 별자리에 관한 연구」, 「고구려연구」 5집 (고구려 연구회, 19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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