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5 - 오산문화총서 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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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표기로 고르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이칭이다. 땅재주는 인류가 생존을 위해 기본적으로 행
하는 걷기·달리기·도약하기·균형잡기 등의 육체적 기능과 관련이 깊은 공연종목이다. 땅
재주는 기초적인 육체기능을 전문공연예술로 발전시켰으며, 그 기술들은 줄타기·솟대타기·
나무다리걷기·무동태우기 등 다양한 전통연희종목과 결합하여 연행되었다. 가장 먼저 나타
나는 땅재주와 관련한 기록인 조선조 『문종실록』엔 중국사신 영접행사와 관련해 나타난다. ‘광
대와 서인(서역인)의 주질·농령·근두 등과 같은 규식이 있는 놀이’라고 하여 땅재주가 규식
이 있는 연희로서 중국 사신의 영접 시에 광대와 서인이 연행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땅재
주는 은영연(恩榮宴), 문희연(聞喜宴), 삼일유가(三日遊街) 등 과거급제자 행사에서도 연행되
었다. 국가에서 주최한 문무급제자 축하연인 은영연에서 연행한 땅재주의 모습은 선조 13년
(1580) ‘은영연도(恩榮宴圖)’를 통해, 삼일유가 시 연행한 땅재주는 ‘신등용문(新登龍門)’과 유
득공(柳得恭·1749~1807)의 『경도잡지』 「유가(遊街)」 조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민간에서 행
해진 등과 잔치에서 연행된 땅재주의 모습은 송만재의 ‘관우희’ 50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연희 소요시간은 보통 30여분이다. 땅재주 연희자는 크게 한강 이남의 세습무 집단 연희자와
한강 이북의 재인청 연희자로 대별된다. 세습무 집단은 한강 이남의 대표적 땅재주 연행집단
이다. 이들 집단에서 땅재주의 위상은 판소리 광대, 악사, 줄타기와 땅재주, 방석 화랭이 순으
로 하위 기예에 속해 있다. 그래서 판소리 연희자와 달리 땅재주 연희자는 줄타기 연희자와 함
께 재인으로 구분되었다. 땅재주의 연행공간은 세습무 집단의 경우 기본적으로 무업과 관련하
여 구분된다. 무업이 있을 때 그들은 단골판을 중심으로 굿거리 내에서 땅재주를 연행한다. 하
지만 무업이 없거나 무업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을 때는 단골판을 벗어나 과거급제자
잔치나 생일잔치 등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인다. 남사당패 땅재주의 재담은 비정상적인 동작
을 통해 양반을 표현하고 음담이나 비속어를 사용하여 그러한 동작을 설명하면서 양반을 조롱
하고 있다. 또한 땅개비·벼룩·게·자반·용수철·숭어·용 등 땅재주 기예 동작을 동물이
나 사물에 비유하여 설명하면서 관객의 흥미를 높인다. 현존하는 연희본으로는 무형문화재조
사본과 심우성본이 있다.
10) 유술(요요기)
유술(柔術)은 상체를 뒤로 굽히기(下腰), 물구나무 서기(倒立), 다리 쳐올리기(踢腿), 공중
제비 넘기(跟斗)의 네 가지 기법을 기본으로 하는 ‘번금두(飜金斗)’에서 분화되어 독립적으로
발전한 잡기 종목이다. 이는 신체의 유연성을 극대화하여 불가능할 것 같은 형태를 만들고,
경기재인청과 오산시독산성문화제 전통 연희(演戲) 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