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6 - 오산문화총서 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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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유지·완성하는 데 중점을 두는 기예다. 현대 서커스나 잡기단에서 유술은 유신술(柔身
                       術)·연공(軟功)·연골공(軟骨功)·축골공(縮骨功)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는데 ‘유(柔)’ 또는 ‘연

                       (軟)’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팔다리와 몸(특히 허리)의 유연성을 극도로 강조하면서 여
                       러 가지 기예를 보여주는 연희다. 유술에서 요구되는 유연성은 물구나무를 서서 두 다리를 앞
                       으로 넘기기, 정수리를 허리 뒤로 넘겨 다리 사이로 넣거나 앞 어깨까지 닿게 하기, 연체동물

                       처럼 관절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기 등 인체의 표준적인 운동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다. 이렇듯
                       인체의 한계를 넘어서는 동작 때문에 유술의 연행은 강한 시각적인 인상을 남긴다. 유술은 하
                       요(下腰)·절요(折腰)·탈구(脫臼)·반궁(反弓)·원보정(圓寶頂)·진면희(眞面戱)·도설면희

                       (倒挈面戱)·두족입거(頭足入莒)·요요기(拗腰技)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렸다. 중국의 한대
                       화상석 및 고분벽화에서 보이는 연희종목과 고구려 고분벽화에 묘사된 연희종목들이 유사하

                       다는 점에서 중국 및 서역과의 교류를 통해 유술 종목 역시 한반도에 전래되어 연행됐을 것으
                       로 추측된다.








                       Ⅴ. 나오며





                        경기재인청이 공식적으로 폐청된 지 100년이나 되었고, 재인청과 관련한 기록물 등 유·무
                       형의 유산도 부족한 현실에서 재인청에 관해 주목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웃음과 해학, 기예뿐
                       만 아니라 우리의 전통문화가 재인청 속에 켜켜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산시는 재인청

                       의 중요 위치인 도대방을 3대째 계승한 이용우 선생의 가계가 살아온 삶의 터전이었다. 또한
                       재인청의 존재를 기록한 『조선무속의 연구』에 그동안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온 경기도당굿의
                       연행 내용이 「오산 12제차」로 게재되어 있다. 이 내용은 수많은 세월 동안 전해져 내려온 우리

                       민족의 신화이며, 이야기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재인청에 대한 관심이 작게나마 일고 있다.
                       재인청이 위치했던 장소에 대해 지자체마다 주장을 달리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단정적으로

                       어느 곳이라는 확증적인 기록들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재인청의 역할과 특성상 재인청이 있
                       던 위치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발굴해 계승하고자 하는 것은 이미 사라져버린
                       우리의 소중한 전통과 문화인 것이다. 당연히 우리의 전통문화 복원을 위해 재인청과 관련한

                       학술적 연구들이 지자체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오산 12제차」의 ‘시루말’은 독산성문화제




                       284  박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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