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1 - 오산문화총서 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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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설화는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 사이의 교섭(交涉)을 통하여 발생한다. 그러니 설화는 인간
                        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따라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을 해석해 놓은 자취이다. 또한 설

                        화는 시대별로 인간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와 인간이 인간을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
                        는지? 그리고 변화를 일으킨 요인은 무엇인지를 담아내고 있기에 설화를 읽고 해석하는 것은
                        인간이 갖고 있는 가치관의 변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指標)의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가 시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듯 같은 시대라고 하
                        더라도 지역에 따라 인식의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다시 말하여 동일한 자연현상에 대하여도 대

                        륙간의 차이를 보일 수 있으며 같은 대륙내에서도 지역적인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그러기에 설
                        화를 통하여 대륙의 특성과 지역의 특성을 가늠해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설화는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일지라도 개인적인 가치관과 인식의 차이를 담아낸다.

                        같은 설화도 누가 이야기를 듣고 전달하느냐에 따라 어느 부분은 확대되기도 하고 어느 부분
                        은 축소되거나 삭제될 수 있다. 이것이 설화가 갖는 전승의 특성이며 이러한 특성은 전승자의

                        성별에 따라서도 그 차이를 보이는 것이 설화의 특성이라 할 것이다.
                         그러니 오산지역에서 발생된 설화는 오산지역사람들의 인식과 가치관을 담아낸다. 다시 말
                        하여 동인한 자연환경과 동일한 자연물에 대하여도 다른 지역과 같으면서 달라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설화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오산지역에서 발생되었고 구전되고 있는 설화를 깊이 있
                        게 해석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오산지역을 깊이 있게 이해한다는 의미이며 오산사람들의 가치
                        관을 의미 있게 해설할 수 있는 단초(端初)가 된다는 의미이다.

                                                                   1)
                         그러한 맥락과 의미에서 본고를 작성하게 되었다.  본고를 작성하기 위하여 『오산의 구비전
                                                      2)
                        승』에 실린 설화를 대상으로 하였다.  또한 본고에서는 오산에 전하는 구빈전승 가운데 설화



                        1) 필자는 어린 시절부터 오산천 수중보 근처에서 멱을 감고 물놀이를 하면서 자랐다. 집은 수원이었지만 오산시 궐동에
                         누나가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어린 시절부터 종종 오산을 찾았고 여름철이면 발가벗고 오산천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추억도 만들 수 있었다.
                        2) 『오산의 구비전승』(김용국·이도남), 2008, 오산시·오산문화원. 『오산의 구비전승』은 필자가 오산지역의 구비전승과
                         민속을 발굴하기 위하여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오산시 전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오산의 토박이 어른들을 일일이 만
                         나 구술을 듣고 채록하여 발간한 책자이다. 본 책자에는 그간 오산시에 구전되는 설화와 새롭게 발굴한 설화를 총망
                         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채록의 과정에서 오산시에 전하는 구전설화를 통하여 오산시의 특성을 파악한
                         바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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