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6 - 오산문화총서 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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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오산에 전하는 도깨비 설화는 도깨비의 존재와 도깨비 퇴치법, 도깨비의 특성을 다루
고 있다. 도깨비의 이야기는 전국적인 분포를 나타내는 것으로 도깨비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설화임은 자명하다. 그런데 오산에 전하는 도깨비의 이야기에서 도깨
비와 허깨비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지와 도깨비를 퇴치하는 방법이 채록되었다는 점은 매우
의미 있는 자료가 아닐 수 없다. 다시 말하여 흔하지 않은 자료가 오산지역에서 전승되고 있음
을 증명하여 주는 것이라 하겠다.
그런데 오산의 도깨비는 음악을 좋아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굿 구경 가는 도깨비’, ‘악
기소리를 좋아하는 도깨비’, ‘상여소리 잘 하는 도깨비’의 이야기가 음악과 관련을 맺고 있으며
이는 ‘굿, 소리, 악기’ 등과 밀접하다. 이를 다시 풀어서 정리하자면 굿이나 장례에 악기가 등장
하며, 굿과 장례에 무당이 등장하는 것으로 축약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상여소리란 장례
의 민속에 등장하는 것이지만 상여소리란 결국 저승에 대한 인식과 망자에 대한 천도(薦度)의
의식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악기는 무당에게 있어 필수불가결한 무구(巫具)이기 때문
이다.
결과적으로 오산시에 전하는 이물관련 설화는 무속과의 연관성 속에서 그 특징을 추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3. 인물(人物)관련 설화
오산에 전하는 인물관련 설화는 다음과 같다. ‘과거도 치르지 않고 암행어사가 된 사람’을 제
외하면 모두가 오산지역에서 발생하였거나 오산지역과의 연관성 속에서 구전되고 있는 설화
들이다.
□ 일기를 잘 맞추던 사람 □ 축지법을 쓰던 사람 □ 과거도 치르지 않고 암행어사가 된 사람 □ 신
립장군의 지략 □ 능참봉을 하니 거둥이 한 달에 스물아홉 번 □ 호랑이가 길을 밝혀준 효자 □ 사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업은 구렁이다. 그렇게 볼 때 ‘고마니’의 형상으로 보아 ‘업’과의 연관성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
다.
‘업’과 ‘고마니’의 행동 양상만으로 볼 때 양자는 적대적일 수 있을 것이다. ‘업’은 재물을 지키고, ‘고마니’는 재물을 축
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를 역할과 관련하여 살피면 양자가 별개의 것은 아니다. 즉, ‘업’은 재물을 지키도록 하
고, ‘고마니’는 운명을 지키도록 한다. 다시 말하여 ‘업’과 ‘고마니’는 상보적 관계에 있다. ‘업’이 주어진 재복을 지키는
역할이라면 ‘고마니’는 주어진 운명을 지키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업’은 줄어드는 것을, ‘고마니’는
넘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그러니 결론은 같다. 주어진 운명과 재복을 지키는 것이다.
294 김용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