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0 - 오산문화총서 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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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지만 전통적인 형태의 판줄이 아닌 20세기 들어 극장 공연에 맞게 변화된 도막줄을 연행하
고 있었다. 현재는 김영철과 이동안의 제자인 김대균(金大均·1967~ )이 판줄을 복원하여 광
대줄타기 예능보유자로 활동하고 있다. 유랑예인 계통 어름줄타기는 남사당패에 의해 전승되
다가 1988년 중요무형문화재 남사당놀이에 포함되었다.
2) 버나돌리기(접시돌리기)
남사당패의 두 번째 재주로 대접과 쳇바퀴·대야 등을 앵두나무 막대기로 돌리는 놀이.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됐다. 버나는 지름 30~35㎝, 두께 3~4㎝쯤 되는 쳇바
퀴로 양쪽에 헝겊을 여러 겹 덧바르고 가운데에는 가죽을 둥글게 오려붙인 것이다. 버나놀이
에서는 주로 버나를 돌리므로 놀이 자체를 가리키는 이름이 되었다. 연희시간은 30분 내외인
데, 버나뿐 아니라 대접이나 대야 등을 막대기나 담뱃대·칼·얼레 등에 얹어 돌린다.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막대기와 담뱃대를 이어 붙이고 그 위에 물건을 얹어 돌리는 묘기를 보이기도
한다. 놀이는 먼저 덩더궁이 장단을 2∼3분 친 뒤에 버나잡이와 상대역 소리꾼인 매호씨(어릿
광대)가 ‘매화타령’을 부르고, 이어서 버나·대야·대접 등을 돌리는 순서로 진행된다. 버나를
돌릴 때에는 그 동작에 따라 열다섯 가지의 사위가 있는데, 각 사위가 바뀔 때마다 버나잡이와
매호씨는 재담을 주고받아 흥취를 돋운다. 열다섯 가지 사위 이름은 다음과 같다. ① 던질 사
위 ② 때릴 사위 ③ 다리사위 ④ 무지개사위 ⑤ 자새 버나 ⑥ 칼 버나 ⑦ 바늘 버나 ⑧ 도깨비
대동강 건너가기 ⑨ 정봉산성 ⑩ 단발령 넘는 사위 ⑪ 삼동 ⑫ 놋대야 돌리기 ⑬ 낙화사위 ⑭
꼬바리 사위 ⑮ 물주리 사위 등이다. 한편 반주음악으로 덩더궁이와 자진가락이 연주되며, 소
리로는 산염불이나 매화타령을 부른다. 반주에 사용되는 악기는 꽹과리·징·북·장구·날라
리 등이며, 놀이기구는 버나 외에 굽이 달린 놋대야·백자대접·얼레·담뱃대·앵두나무막대
기·창칼 등이 있다. 버나 돌리기는 중국인들이 하는 접시돌리기와 비슷하지만, 단순히 묘기
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버나잡이와 매호씨가 서로 주고받는 재담과 창에 극적 성격이 담겨
있는 점에 차이가 있다.
3) 죽방울받기
장구모양으로 깎아 만든 나무공을 공중에 치올려 기예적(技藝的)으로 받아치는 놀이. ‘죽방
울놀리기’ ‘죽방울치기’ ‘쭉방울돌리기’라고도 한다. 중국의 공죽(空竹), 일본의 윤고(輪鼓)에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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