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7 - 관악부 100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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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U W O
고대관악부 1990년대
| 취주악부에서 발표한 대자보(大字報)와 성명서(1992. 9. 22)
『잊혀져가는 高大의 魂』
해마다 치러지는 고연제는 모든 고대인으로 하여금 『나는 고대인이다』 라는 자긍심을 가지게 하는
우리만의 자랑스러운 전통이었고 앞으로도 이 전통은 이후 고대에 들어올 후배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중 고연제의 얼굴인 체육제는 2만 고대인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유리한 자리였습니다. 2만 고대인이
뱃노래로 대표되는 고대 응원곡을 하나가 되어 부르는 모습은 어느 누구가 보아도 가슴 벅찬 장면이
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고연제 체육제 행사는 응원단과 취주악부에 의하여 진행되어 왔습니다. 잠실 주경기장에서 고
대인들이 포효를 실어 필승의 기세로 울렸던 우렁찬 나팔소리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러나 이번 고연제에서는 컴퓨터음악이 등장하면서 올해에는 이 나팔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
다. 이에 대한 경과를 이미 대자보를 통해 알려드린 바 있지만 부족한 점이 있어 다시 한 번 총학생회
와 취주악부 공동명의로 낸 대자보의 내용을 알려 드립니다.
저희 취주악부는 이번에 사용되어지는 소위 컴퓨터음악에 왜 반대하였으며 이번 92정기 고연전의 응
원음악을 책임져온 단체로서 응원단의 문제 제기에 대해 어떤 식으로 준비하고 있었는가, 또한 앞으
로 응원나팔을 불지 않을 경우 어떠한 모습으로 저희 취주악부를 사랑해주시는 여러분들에게 나타내
고자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음 주 고대신문에 싣고자 합니다.
응원단에서는 올해 초부터 기존의 브라스 밴드를 대신해서 컴퓨터 음악을 사용한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고 이것은 공식적인 논의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별 잡음 없이 비정기 고연전에서 사용되기
시작 하였습니다. 그러나 정기 고연제가 눈앞에 다가 오면서 이 문제는 커다란 마찰을 빚어내면서 극
단적인 대립을 보여 왔습니다.
즉 연대에 비해 음량이 적다는 것과 대응이 느리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응원단은 이번 고연제에서 부
터 컴퓨터 밴드를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자체적으로 결정하였고 여름방학 바로 이전부터 추진하기 시
작하였고,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을 고연제가 눈앞에 다가온 8월초에 이르러서 취주악
부에 공식적으로 제기하면서 문제는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취주악부의 입장은 앰프 용량(89년부터 응원단 주관이었다)과 입으로 불어야 하는 브라스
밴드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전자음악 부분을 강화하고 앰프 용량의 확대를 통하여 응원단이 제기한 문
제를 극복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응원단이 제시한 컴퓨터 음악이 정기전에 사용될 수 있을
정도로 완성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응원단의 전자밴드는 신뢰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