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전시가이드 2022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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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感性空間 22012, 60.6×45.5cm, Mixed Media






                            2022. 5. 19 – 5. 31 아트스페이스퀄리아 (T02-391-5458, 평창동)





         빈 곳에 열리는 무위(無爲)의 풍경                            수 없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를 포함하여 인간이 바라보는 시선 안에서
                                                        다시 통합될 때 비로소 살아나는 현재진행형의 풍경이다. 이처럼 그가 화면에
        김남수 풍경화                                         풀어내는 풍경은 언제나 ‘생성적(生成的)’ 이미지로서이다. 이를 위해 그는 자신이
                                                        보아온 외부의 풍경이 마음속에서 스스로 녹아 유빙처럼 서서히 해체되고, 다시금
                                                        그것이 물의 흐름을 따라 들쭉날쭉 서로를 주고받으며 껴안거나 밀어내듯이, 빈
        글 : 서길헌(미술비평, 조형예술학박사)                          화면 속에서 자율적으로 새로이 짜여 나가도록 풍경들을 자유로이 열어놓는다.

                                                        그는 자주 산을 즐겨 찾고 틈틈이 둘레길 같은 곳을 산책한다. 그런 곳에서 마주치는
                                                        풍경들 위에 어릴 적 보았던 고향의 정감 어린 풍경이 무심코 겹쳐진다. 나이를
        김남수의 그림은 그려진 풍경과 그려지지 않은 풍경이 시야에서 맺을 수 있는       먹어감에 따라 실제의 공간이었던 그 풍경들은 이상향을 묘사한 그림처럼 눈에
        상상의 고리를 통해 서로 연계됨으로써 더욱 실상에 가깝게 ‘형성되는 이미지’      아련하다. 한때 손에 잡힐 듯 눈에 선하던 지난 시절의 풍경들은 막상 떠올리려고
        이다. 이를 ‘형성된 이미지’라고 ‘완료형’으로 쓰지 않은 까닭은 바로 이 풍경이   하면 멀찍이 시간의 뒤편으로 물러나 예스러운 상상의 공간 속에 머문다. 잡으려
        캔버스 위에서 여전히 ‘현재형’으로 ‘생성(生成)’되는 도정에 있기 때문이다. 외부의   할수록 풍경들은 잡히지 않는 신기루처럼 어렴풋한 심상으로만 떠 있다. 그것은
        풍경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그래서 그것은 단순히 있는 그대로 평면 위에 소환될     어쩌면 꿈과 같다. 간밤에 꾼 꿈을 떠올리려 할 때 툭툭 단절되듯 무수한 빈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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