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전시가이드 2023년 05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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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문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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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10-631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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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ar
                                                                           t1004@hanmail.ne
                                                                                     t  문의 0
                                                                   보도
                                                                     자료는
                                                                          cr






























                                           자연의 순환1, 124x10cm, 2019                  자연의 순환거울A, 97X85X5cm, 2021






            이 스스로 조형을 일구기에 이르고, 여기서 비정형의 형태, 유기적인 형태, 우     할까. 실제로도 사람들은 한지를 살아 숨 쉬는 종이라고 부르는데, 그저 수사
            연적인 형태는 더 강조된다. 그 조형 그러므로 비정형적이고 유기적이고 우        적 표현만은 아닐 것이다. 여기에 작가는 생명력이 오롯한 자연을 매개로 살
            연한 형태가 평면을 벗어나 벽면 위로 돌출되면서, 가변 설치를 통해 공간으       아 숨 쉬는 조형을 만든다고 한다면, 그 역시 그저 하는 말만은 아닐 것이다.
            로 확장되면서 그림자가 생긴다. 오브제와 그림자가 실물(감)을 놓고 다투면
            서 또 다른 허구적 일루전을 만들고(연출하고), 바이브레이션 그러므로 일종       보통은 닥나무를 빻아 삶으면 조직이 해체되면서 부드러워지고, 그것을 물에
            의 내적 울림을 암시하면서 조형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풀어 채로 떠내는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한지를 얻는다. 여기서 작가는 한지
                                                            로 가기 전 단계에서 상대적으로 더 거친, 닥나무의 질료가 살아있는, 그러므
            작가는 이처럼 조형 원리와 자연의 작동원리를 일치시키는 것에서 작업을          로 어쩌면 자연의 본성이 여실한 조직을 건져 올려 원하는 조형을 만드는데,
            위한 당위성을 찾는다. 그 자체 자연의 섭리에서 조형의 이유를 찾는 것이면       단품의, 때로 중첩된, 크고 작은 형태를 만든다. 비록 조형이 가능한 계기는 작
            서, 동시에 자신에 잠재된 자연성을 캐내는(그러므로 자신이 또 다른 자연임       가가 제공한 것이지만, 정작 조형을 완성한 것은 자연이라고 해야 할까. 그러
            을 인식하는) 행위이기도 할 것이다. 합과 컵과 받침대(도자의 감아올리기 기      므로 반쯤은 자연이 만든 작품이며, 작가와 자연의 합작품이라고 해야 할까.
            법에서처럼 노끈을 돌돌 말아 올려 만든) 그리고 브로치(실과 이후 닥 섬유       그저 수사적 표현으로 보기보다는, 그만큼 자연의 생리에 충실하고 자연의 본
            로 만든 비정형의 우연한 형태)와 같은 쓰임새를 넘어 자연에서 조형 가능성       성에 귀 기울이는, 작업에 임하는 작가의 태도로 보면 되겠다.
            을 탐색하는 부분이 있고, 자연(성)에 부합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자기반성적
            인 부분이 있다.                                       그리고 여기에 알록달록한 색깔이 덧입혀지면서, 때로 부분적으로 옻칠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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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후 닥 섬유를 만나면서 비정형적인, 유기적인, 그리고 우연한 형태       들, 그러므로 바람이 부는 것도 같고, 하늘거리는 것도 같고, 숨을 쉬는 것도
            는 극대화되고, 작가의 작업은 또 다른 전기를 맞는다. 주지하다시피 닥 섬유      같고, 수런거리는 것도 같고, 들뜬 것도 같고, 봄을 맞이하기라도 하듯 화사
            는 한지의 원료로서 균일한 조직을 가진 양지와는 다르게 그 조직이 균질하        한 것도 같고, 만개한 꽃잎이 자기를 활짝 열어 생명력을 마구 발산하는 것
            지 않고, 그 불안정성이 오히려 비정형적이고 유기적이고 우연한, 그러므로        도 같다. 그렇게 자연이 봄의 제전 그러므로 생명의 제전에 초대하고 있다고
            어쩌면 자연(성)에 부합하는, 다시, 그러므로 작가가 추구하는 작업의 생리에      해도 좋을 것이다.
            부응하는 면이 있다. 자연의 본성 그러므로 생명력이 오롯한 경우라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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