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전시가이드 2023년 05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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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자연-봄의 정원3, 70X83X5cm, 2018









                               2023. 4. 26 – 5. 13 장은선갤러리(T.02-730-3533, 운니동)






         바람, 소리, 공기, 그러므로 자연에서 건너온 것들                   점에서, 실 고유의 물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과정에서 찾아진 형식
                                                        적인 성질 자체를 조형 원리로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무언가를 재
        조연경 초대전                                         현하기 이전의 점 선 면 색채 양감 질감 그리고 물성과 같은 형식요소만으로
                                                        도 이미 충분히 회화라고 본 모더니즘 패러다임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부
                                                        분이 있고, 여기에 추상적인 형태로 형상화한 것도 주목해볼 부분이다. 모더
                                                        니즘 패러다임이 추상화를 위한 형식논리를 제공한 것이라면, 은연중 작가는
        글 : 고충환(미술평론)
                                                        그 논리를 받아들여 자기화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해야 할까. 직물의 최소 단
                                                        위원소인 실 자체를 재료로 조형화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기만의 추상적 형식
        조연경의 조형 작업은 섬유가 베이스다. 섬유의 전통적인 의미 그러므로 생        (그리고 형태)을 얻고 있다고 해야 할까.
        활 속 쓰임새보다는 조형 가능성에 무게를 두어 섬유를 조형화, 현재화, 자기      이를 위해 작가는 철망을 도입한다. 철망을 잘라 둥근 원 형태를 만들고, 그
        화한 것인데, 그 최소 단위원소가 실이다. 그런 만큼 실이 갖는 상징적 의미      형태를 박음질해 하나로 연결한 것인데, 그렇게 연결된 조형을 매달아 늘어
        에 대한 이해가 작가의 조형 작업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트려 놓은 것이 꼭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주렴 같다. 하나의 모나드(그러므로
                                                        조형의 최소 단위원소)가 반복되면서 패턴을 만드는 모듈 구조를 보여주고
        조연경의 작업에 나타난 실의 용법에는 특이한 부분이 있다. 실의 소산인 직       있고, 여기에 철망 위를 가로지르는 실선이 또 다른 형태의 드로잉을 예시해
        물을 소재로 도입하는 대신 실 자체를 재료(그리고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주고 있다. 철망에 의지해 박음질 된 실은 이후 점차 철망에서 벗어나 철망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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