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월간사진 2017년 7월호 Monthly Photography Jul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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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157)포토존-인공지능(10p)최종OK_월간사진  2017-06-22  오후 2:46  페이지 154


















                                                                      정해주는가 하면, 스크린 터치 몇 번으로 얼굴 포토샵을 진행한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턱을
                                                                      깎고, 코를 세우며, 잡티를 지우기 위해서 굳이 작업자가 열과 성을 다해 손가락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 셈이다.
                                                                      이로 인해 리터처와 디자이너의 역할은 줄어들 게 뻔하다.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음성 명령
                                                                      에 따라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어도비가 공개한 동영상 <What If You Had An Intel-
                                                                      ligent Assistant for Photo Editing?>을 보면 사진을 크롭하고, 비율을 변경하는 등의 편집
                                                                      부터 SNS에 포스팅하기까지, 사람의 손이 키보드와 마우스를 위해 사용되는 일이 없다. 음
                                                                      성인식과 자연어 처리 기술 덕분이다.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의 포토샵 작업만을 수행하는
                                                                      데모 버전이지만, 다양한 언어로 진행되는 포토샵 작업에서 인공지능에게 충분한 학습 시
                                                                      간이 주어진다면 디테일한 보정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셀카에 있어서 ‘인공지능 셀프 카메라 보정 기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셀기꾼(셀카 사
                                                                      기꾼)이 되고 싶은 사람에게 딱인 기능이다. 딥러닝을 통해 셀카 데이터를 분석하고, 얼굴을
                                                                      보정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어도비가 제작한 동영상 <Adobe Research on the Potential
                                                                      Future of Selfie Photography>를 보면 인공지능 포토샵을 통해 자유자재로 얼굴을 수정
                                                                      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D 사진을 3D로 바꿔 얼굴 각도를 조절하고, 터치 한 번으로
                                                                      얼굴 윤곽과 피사계 심도를 조절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Style Transfer’를 사용한다면, 다
                                                                      른 사람의 사진 스타일을 내 사진에 쉽게 적용할 수도 있다.

                                                                      명령만으로 척척 움직이는 인공지능의 힘
                                                                      이제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날 촬영한 사진으로 고요한 겨울밤 느낌을 자아내는 사진
           어도비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음성 명령에 따라 포토샵 작업을 진행한다.                     을 만들 수 있다. 어도비와 코넬대학교가 발표한 논문 <Deep Photo Style Transfer>에 소
                                                                      개된 놀라운 기술 덕분이다. 사진을 넣으면 명화로 탈바꿈시키는 어플리케이션의 진화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사진 대 명화’가 아닌 ‘사진 대 사진’으로 작업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과정은 단순하다. 사진 원본을 넣고, 원하는 스타일의 사진을 넣은 다음
                                                                      ‘이런 느낌을 원해’라고 명령하면 인공지능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논문이 발표
                                                                      되자마자 단박에 온라인 커뮤니티 핫 이슈로 떠올랐다.
                                                                      만약, 기존 어플리케이션의 알고리즘을 사용했다면 사진의 왜곡을 피할 순 없었을 터. 모방
                                                                      할 사진을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으로 설정 시 원본 사진 속 피사체가 뒤틀리는 것을 상상
                                                                      한다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사진 속 피사체를 구분해 색상을 변경한다.
                                                                      연관이 없는 것들끼리는 매칭이 안 된다는 의미다. 인공지능이 하늘과 땅, 빌딩, 창문 등을
                                                                      정확히 인식하기 때문에 원본의 왜곡 없이 색상만 변경되는 것이다. 그러니 하나의 피사체
                                                                      에 입혀진 색상이 다른 피사체에 번지는 일도 줄어들었다. 논문에 따르면, 현재 스타일 변환
                                                                      기술은 80% 이상의 정확도를 보이며, 포토샵 ‘Match Color’보다도 정확한 수준이라고 한
                                                                      다. 거의 완벽에 가까워진 셈이다. 100%가 되어 세상에 등장했을 때 사진 생활에 어떤 영
                                                                      향을 미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다만 지금 생각할 수 있는 수준으로는, 이 기술의 장점이란
                                                                      사람이 하나하나 직접 촬영하지 않고, 또 손으로 일일이 구역을 설정해 포토샵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작업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분명 인공지능과 사진 촬영·보정과의 ‘완벽한 만남’은 머지않아 이루어질 것이다. 그날이
                                                                      온다면 원치 않게 카메라, 모니터와 씨름했던 날들과 안녕을 고할 수 있지 않을까. 많은 사
                                                                      람들이 고되고 지루한 작업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진을 업으로 삼지 않
                                                                      은 사람들에게만 적용될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문 사진가와 리터처에겐 희소
                                                                      식처럼 들리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인공지능의 발전이 전반적인 사진 생활에 어떤
                                                                      파장을 불러 일으킬지 지금으로선 그 어떤 예측도 하기가 어렵다. 모두가 전문가가 될 것인
                                                                      지, 아니면 전문성에 대한 전문가만 살아남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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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age Super Resolution」.  Ryan Dahl et al. (2017). 「Pixel Recursive Super Resolution」.  Fujun
                                                                      Luan et al. (2017), 「Deep Photo Style Transfer」.
           자유자재로 얼굴을 수정하고, 다른 사람의 사진 스타일을 내 사진에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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