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2018 Donggang International Photo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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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tie DAVIES 로티 데이비스
             영국





























             © Lottie DAVIES, Waterloo Station (Anthony and Joy, 1975)
             2013, Digital Chromogenic Print



             <러브 스토리>
             로티 데이비스현재 이 세상에 살아 숨 쉬는 모든 사람 하나하나가 그들 부모 둘의 만남이 없
             었다면 존재하지 못했다는 것은 별로 대단할 게 없는 간단한 사실이다. 그러나 크게 대단할
             것은 없더라도 개인사에 있어서는 몹시도 중대한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한 인물의 개인사라
             는 것은 대부분 “나의 부모는 이러이러한 경위로 만났다"는 진술로 시작해야 할 테니까.


             나는 오랫동안 관계를 지속해 온 커플들에게서 그들이 기억하는 첫 만남 이야기를 채집해
             왔다. 기억의 내용을 글로 적어 달라고 요청했고, 서로 논의 하면서 기억이 섞이는 일이 없

             도록 두 사람을 분리해서 기억을 채집해 했다. 채집의 결과물은 하나의 사건에 대한, 혹은
             작은 여러 사건의 기나긴 연쇄에 대한 두 편의 서로 다른 해설본이다. 둘의 기억 속 만남 이
             후, 두 사람은 동거하거나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때론 손주를 보면서 서로의 삶을 하나로
             합쳐 살아왔다. 세월이 흐르면서 ‘만남'이라는 짧은 한순간이 자아내는 결과는 꼬리에 꼬리
             를 물고 이어지며 관계를 맺는 사람의 수는 늘어나고, 한 세대를 넘어 이어지기 일쑤다.


             우연 혹은 운명적 만남, 중매된 결혼, 버스정류장에서 마주치는 사랑, 파티에서의 만남, 언덕
             배기에서의 만남. 훗날 되돌아보면 이런 온갖 종류의 만남이 실은 개개인의 역사에서 거대

             한 전환점일 때가 많다. 여기 제시하는 사진들은 바로 이런 최초의 만남과 그 기억에 대한
             예찬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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