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월간사진 2018년 1월호 Monthly Photography Jan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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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4)에디터뷰_월간사진 2017-12-20 오후 3:29 페이지 034
Editor's View
ⓒ 윤호진
600호의 무게 2018년 1월, 파주에 살어리랏다 9인의 패기를 응원하며
쉽게 실감나지 않는 숫자다. 이 척박한 사진계에서 통권 <월간사진>이 파주에 새롭게 둥지를 튼다. 1년 내내 시위 지난 연말 국내 사진과의 졸업작품 전시가 열렸다. 저마
600호는 대단한 거라고, 그동안 먼 길 잘 달려왔다고 격 와 축제 탓에 시끄럽고 북적이던 무교동을 드디어(?) 떠 다 꿈을 안고 사진과에 진학한 수백 명이 2월이면 사회로
려의 말을 건네는 이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사진잡지 나게 되었다. 예쁜 건물들이 즐비한 출판단지는 한적하 나선다. 누구는 대학원이나 유학을 선택할 테고 누구는
의 위기’를 걱정하는 요즘, 600이란 숫자는 유독 무겁고 고 공기도 맑고 소음도 없어서 쾌적하다. 편집부가 입주 칼바람이 부는 취업전선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십 년 후
버겁게 다가온다. 더 영향력 있는 사진잡지가 되어야 한 하는 건물 1층 로비에는 사진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 상업사진이든 예술사진이든 “나 사진하는 사람에요~”
다는 모 사진가의 따끔한 충고, 시대에 맞는 콘텐츠를 갖 도 마련될 예정이다. 한동안은 내심 들떴다. 복잡한 아파 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30%가 채 안 될 것이라는
추어야 한다는 모 평론가의 조언까지, 시대가 원하는 사 트 생활 정리하고 멋진 전원주택으로 이사가는 기분이었 것이 모 대학 교수의 말이다. 사진이 좋아서 시작했든 그
진잡지가 되기 위해서 <월간사진>의 분발이 필요한 요즘 다. 그런데 문득문득 묘한 기분이 밀려든다. 정들었던 이 렇지 않든간에 3, 4년을 꼬박 등록금 바쳐가며 전공으로
이다. 반환점에 서서 잠시 숨을 고르고 앞을 보니, 보기에 곳, 그리고 정들었던 사람과 헤어진다는 것이 조금씩 실 익혔는데 그 기술을 써먹지도 못할 이가 대다수라니. 이
도 숨찬 오르막길이다.지금까지보다 더 힘을 쥐어짜내야 감나기 시작한 거다. 언젠가 새삼 그리워질지도 모르겠 렇듯 열악한 예술계, 사진계 현실에도 불구하고 세상 무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힘겨운 레이스는 이제부터다. 다. 미운정 고운정 든 후배와의 시간 그리고 무교동에서 서운 줄 모른 채 알을 박차고 나온 이들이 있다. 찬바람 부
의 소중한 추억들이~ 는 사진계에서 이제 한 발 두 발 걸음마를 시작한 신진 사
진가들이다. <월간사진>이 600호를 기념하며 오래 전 초
심을 기억하고자 꿈과 패기로 뭉친 전 세계 뉴제너레이
션을 소개하는 특집 기사를 기획했다. 새내기 사진가 9인
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보고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서.
글 | 박현희(편집장) · 디자인 | 전종균
ⓒ Christian Doel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