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PHOTODOT 2018년 7월호 VOL.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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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_July
            전시 보도자료 보낼 곳 photodot3@gmail.com
































            목정욱, 이눤우, 허재영                     변은덕                               이혜진                                                   성기홍                               이규철                               최열
            EXIT, 또 다른 시작                     Tirage blanc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남미 견문록_ South America             눈 속에서 참 진을 찾는다                    도시 온도

            기간: 2018. 6. 9 – 9. 2             기간: 2018. 7. 4 - 9                기간: 2018. 7. 25 - 31                                  기간: 2018. 6. 4 – 7. 11            기간: 2018. 7. 5 – 8. 31            기간: 2018. 6. 27 – 7. 2
            장소: 디프로젝트 구슬모아당구장                 장소: 갤러리 인덱스                       장소: 갤러리 나우                                            장소: 라온 갤러리                        장소: 라이카 스토어 강남                    장소: 갤러리 인덱스
            서울시 용산구 독서당로 85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5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39                                       창원시 의창구 사림로111번길 22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169 태종빌딩 1층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5

            디프로젝트 스페이스 구슬모아당구장은 포그래퍼          무심히 앉아있는 시간도 익숙해지면 보이는 것이 많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삶의 인생길에서 만나는 수                          사진은 언제나 현실과 순간의 교차점에서 삶을 관통       이규철은 일찍이 다큐멘터리의 사실성에 실존적 감        일본 유학파들의 사진은 주로 다큐멘터리 쪽이 강세
            목정욱, 설치미술가 이원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다.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어도 보이는 것이 신기     많은 사람들과의 무언의 대화가 시작된다. 그리고                            하는 기록성을 갖고 있다. 사진 예술이라는 도구로       수성을 짙게 부여한 작품들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        이다. 그런데 최열의 경우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사
            허재영으로 구성된 프로젝트그룹 MLH의 첫 기획 전      하기만 하다. 특별할 것도 없는 메일인 한낮에 창으      그들의 깊음으로 들어가기 위해 마주한다.                                서 아름다움의 새로운 형상미를 추구하고 거기에 의       았다. 입대한 청년들의 생생한 병영생활을 역동적인       진을 바라본다. 사진을 정직하게 외관을 찍기는 하
            시 <EXITEXIT, 또 다른 시작 >을 개최한다. 이번 전  로 들어오는 강렬한 빛이 오브제들을 하얗게 비추는                                                           미를 부여하며, 사진을 통한 삶의 궁극적 테제를 찾      쇼트로 찍은 <군인, 841의 휴가>(2002), 증도의 소  지만, 미학적 관점으로 본다. 이번 전시도 그렇다. 레
            시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해 온 세 작가가 새로      것에 새삼 놀라게 된다. 푸른 커튼도 낡은 소파도 마     ‘나’와 ‘타인’과의 관계 속에 형성되는 감정, 그리고                        으려 작업이다. 두 차례에 걸친 남미 여행에서 그들      금밭에 어른거리는 노동과 생태를 교차시킨 <달빛,       이 메츠커 Ray K. Metzker의 ‘City Stills'를 연상시키
            운 시작을 위해 함께 떠난 여행에서 서로 소통하고       치 무게를 걷어 내어 버린 듯 하얗게 빛난다.         그 감정이 삶의 시선을 바꾸어 놓았다. 그뿐만 아니                          의 삶의 방식이 우리와 다름없이, 너무나 흡사한 생      소금에 머물다>(2007), 굿이라는 무속 의식의 현장    는 사진들이다. 강한 빛과 어둠의 대비를 통해서 도
            공유한 정서를 바탕으로 담아낸 여행의 기록들을 사       오래간만에 몸을 움직여 조심스레 거실 오브제들의        라 내 손안에 있는 카메라는 나의 의식세계를 바꾸                           활하는 모습을 보았고, 그들의 조상들이 이루어 놓았      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발원과 긴장을 포착한 <      시를 해석하고 있다. 어둠에 둘러싸인 도시의 콘크
            진, 영상, 설치, 미디어 캔버스 등 다양한 형식으로     하얀 빛을 걷어내 본다. 무게를 걷어내도 보이는 하      어 놓았다.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카메라를 통해                         던 위대하고 찬란했던 문화유산들이 침략자들에게         굿―징소리>(2014)가 그것이다.               리트 문화는 마치, 지는 햇빛에 물든 듯 보인다. 마치
            작품을 소개한다.                         얀 형태의 이미지를 기록하고 싶다는 욕망은 묻어둔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어떠해야 하는가? 무엇을 보                           어떻게 파괴되었고, 그들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의       관찰자적 응시와 참여적 밀착이 굳게 결합한 이규철       문명의 종말처럼 불길한 색들. 분명히 형식미를 염
                                              내면의 시선과 만나게 된다. 하얀 이미지가 무심하       고, 왜 찍을 것인가?                                          가슴 아린 역사를 보고 느끼며 그 아픔들을 렌즈에       의 사진은 집합적 무의식의 언저리를 건드린다. 그       두에 두고 촬영되었겠지만, 이 사진들은 데 키리코
            프로젝트그룹 MLH는 새로운 형태로 시각 문화를 경      고자 마음먹은 내면에 침입해오고 있다는 것을 깨닫       편협 된 시각에 고정되어 더 넓고 깊은 세상을 바라                          담아 보려 하였다. 남미의 역사는 고단하고 아픔의       의 사진들에서 우리는 절대 규율의 세계로 소집된        의 그림처럼 초현실적이다.
            험하는 방식을 실험하기 위해 모인 느슨한 공동체로       는다. 그래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보지 못했다. 그 편협함은 타인을 의식하지 못한 이                          연속이었지만, 자연은 그들의 생활을 안고 쉼 없이       병사였고, ‘삼천리강산’에 피고 지는 질긴 풀잎이었
            사진, 설치, 미디어 등 각자의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물질화하지 않아도 보이는 이미지, 눈을 감아도 보       기적인 삶의 자세로 살아온 내 인생의 자아상을 보                           흘러왔고, 오늘도 묵묵히 그들의 생활을 지켜보고 있      으며, 신령스러운 굿으로 생의 불안과 공포를 다스
            해 오고 있다. 오랜 시간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세 작    이는 이미지….                          기라도 하듯, 나의 주변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다. 이제는 그들의 조상과 그 땅에 침략자들의 유산      리려는 의뢰자였다.
            가는 ‘공동작업’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위해 함께 미      오래전부터 작업을 포기한 나에게 하얀 이미지는         있는지 모르는 방관자의 자세로 살아가는 모습이었                            마저도 자기 것으로 오롯이 받아들인 생활 속에서 삶
            국을 횡단하는 로드 트립을 떠나 서로 공감할 수 있      할 일이 없이 무거운 부담감으로 빈둥거리던 시간        다. 분명 그랬다. 그런 나의 손안에 들린 카메라는 세                        의 절박함을 보기도 하였다. 변변한 연장 하나 없이      그런 그가 이번엔 몽골의 초원을 관람객 앞에 펼쳐
            는 특별한 경험을 만들고, 이번 전시를 첫 출발점으      에 창문을 통해 햇빛이 가져다준 기적 같은 선물이       상을 변화시키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직 인고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훌륭한 유적과 그 유      놓는다.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75㎞ 북동쪽에 있는
            로 앞으로 더욱 다양한 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 기록이라는 매체에 대해 지리 하게 느린 명상       그래서일까? 사진을 전공하고 기자 생활을 하던 시                           적 위에 새롭게 싸인 침략자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중      테럴지. 몸과 마음이 함께 머문 그곳에서 거두어온
                                              (meditation)의 무게에서 벗어날 계기가 되었다.   절, 길 위에서 만난 장애인과 짧은 만남은 사회복지                          첩되어 존재하고 있었으며, 다행히 밀림 숲속에 숨       사진들이다.
                                                                                사로서 새로운 삶을 살게 하였다.                                    겨져 있었기에 침략자들의 파괴 손길을 피해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우리에게 보이는 서글픈 현장을 마주
                                                                                                                                      하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셔터를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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