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월간사진 2017년 6월호 Monthly Photography Jun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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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145)My Camera-류주항_최종수정OK_월간사진 2017-05-22 오후 4:23 페이지 144
My Camera
류주항의 카메라에 담긴 이야기
서울의 낮과 밤의 빛을 조합해 한 공간에선 존재할 수 없는 또 다른 세계를 창조하는 사진가 류주항.
그의 카메라에는 어떤 사연이 깃들어 있을까.
에디터 | 박이현 · 디자인 | 김혜미
White night 3, pigment print, 32x45.3cm, 2011
필름 사이즈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다
Mamiya 67
마미야 67은 류주항이 대학원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때 가장 많이 사용했던 카메라다. 대형카메라의 4x5 포맷 비율과 흡사해
35mm 카메라 필름 사이즈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그는 마미야 67과 함께 서울 시내 곳곳을 샅샅이 돌
아다녔다. 이때 탄생한 작업이 <백야> 시리즈다. 이 시리즈엔 위스타 45도 사용됐는데, 장노출이 필요한 야간사진 촬영에 주
로 등장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류주항에게 서울의 낮과 밤을 모두 담아 재현하는 것은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한 프레임 안
에 담긴, 현실적으로는 공존할 수 없는 낮과 밤의 경계가 구분되지 않길 바랐기 때문이다. 매우 익숙한 공간을 낯설고 모호하
게 만드는 과정을 통해 그가 의도했던 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서울을 ‘각인된’ 존재가 아닌 ‘다시 바라보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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