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월간사진 2016년 9월호 Monthly Photography 201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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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Camera
신동필의 카메라에 담긴 이야기
민주화 운동, 비전향 장기수, 위안부 할머니 등 우리나라의 굵직한 현대사를 기록해온 사진가 신동필.
10대 시절 시중에 나와 있던 카메라 몇 대를 만져본 뒤 사진에 빠져들었고, 그 후 40여 대의 카메라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중 그의 기억 속에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는 카메라는 무엇일까.
에디터 | 박이현 · 디자인 | 김혜미
6월 항쟁. 1987
역사 속 시위 장면을 함께한 첫번째 카메라
Minolta X300
1985년, 삼성에서 미놀타 카메라를 수입해 조립한 뒤 자사 마크를 붙여 판매하던 시절이었
다. 당시 초등학교 교사였던 신동필의 누나가 표준렌즈와 함께 그에게 선물해준 카메라다.
작가 인생에 있어 첫 번째 카메라이기도 하다. 카메라에 대해 잘 모를 때라 ‘잡표 렌즈’라고
불리던 70-300mm 렌즈도 구입해서 사용했다. 시위 사진 대부분이 이 카메라에 의해 탄생
됐다. 보급형이라서 저렴하다는 장점 말고는 특별할 게 없었고, 멀리 있는 것을 담을 때의 해
상력 역시 욕심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1999년, 그는 스스로 자존심을 지키자는
생각에 X300을 부산 광안리 아스팔트 바닥에 힘껏 던져버리고 만다. 기록 사진가인 작가에
게 주변에서 계속 기념사진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은 카메라
지만, 바디에 붙어있던 삼성 마크는 여전히 선명하게 기억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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