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PHOTODOT 2018년 5월호 VOL.51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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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와 섬 _유동희                                                                                                                바위와 섬 _홍성희


            폭풍과 파도가 거세게 몰아치는 날….                                                                                                      바다는 섬을 가슴에 품고 있다.
            거센 비바람에 비틀거리며 파도의 움직임과 소리를 함께 느끼며 그곳에 나
            도 있다. 섬을 둘러싸고 있는 그들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신비로움과 경이                                                                                 넓은 바다에 둘러싸인 작은 섬의 공간 안에서 주인공이 되어 자유롭게 사색
            로움에 이끌려 다가간다.                                                                                                             하며 산책하고 자연의 생생한 소리를 마음에 담아 본다. 이른 새벽바람이 나
                                                                                                                                      의 가슴에 시원하게 스며들면서 아침을 여는 섬의 풍경은 늘 경이로우며 일
            섬의 허리를 둘러싸고 있는 바위들을 바라본다. 아니, 하나하나의 군상들의                                                                                  상에서 벗어나 매번 다른 세상에 서 있는 기분이 든다. 새벽 바다 내음에 취
            돌을 바라보면 나는 어머니를 생각하고 마리아를 그려본다. 그 긴 세월 수많                                                                                 해들 때면 복잡했던 머리와 가슴이 뻥 뚫리는 상쾌한 기분이 든다. 발그스레
            은 고통과 상처를 회상한다. 그 아픈 상처들이 왜 이제야 보이느냐는 듯 묵                                                                                 하게 하늘을 물들일 때는 자연이 그린 풍경화의 아름다움에 빠져들며 나를
            묵히 받아 주는 돌들의 모습에서 위안을 받는다.                                                                                                차분하게 해 준다. 그래서 아침에 섬 풍경을 좋아한다.
            섬에 서서 그들을 보면 그래서 좋다. 섬의 허리를 꽉 붙잡고 서 있는 모습이
            좋다.                                                                                                                       섬이라는 공간 안에서 사진가의 시각으로 ‘공간에서 의미 찾기’에 관심 두
                                                                                                                                      고 있다. 주변의 일상적인 공간에까지 발견된 오브제의 의미를 확장하며, 또
            그들과 함께한 지난 3년의 어느 날들은 마음이 잔잔하고 평온한 날은 White                                                                               공간에서 발견된 오브제에 의미를 부여였다. 나아가서는 시각화를 통해 좀
            로 바람 불고 무거운 날은 Black으로 다가온다. 이런 일련의 자연 공간과 함                                                                              더 확장된 범위에서의 발견된 공간의 의미를 찾는 작업을 하게 된다. 때로는
            께했던 긴 시간의 분절을 나는 White와 Black으로 표현하는 시험적 작업이                                                                              ‘사물 낯설게 보기’를 통해 섬이라는 특별한 공간 안에서 발견된 오브제를 인
            다. 섬을 찾았던 시간에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기록하며 나의 변화하는 감                                                                                 식하며 사물을 새롭게 보는 시각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성을 대입하는 작업으로 보냈다. 우선 나의 작업은 흑과 백을 단순히 이분적
            사고로 나눠본다는 작업은 아니다. 단지 Black 안에서 내가 보고 읽어낸 군                                                                               나의 섬 안에서의 기록작업은 오늘날 수많은 이미지가 생산되고 범람하는
            상들의 모습에서 충분한 어둠의 계조를 갖고 접근하는 방식이고 또 하나는                                                                                   현대 사회에서 시각적 이미지를 나는 제대로 이해하고 비평하며 올바른 방
            White 안에서 밝음의 계조에서 나름의 나의 진솔함을 찾고 싶었던 두 가지                                                                                향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에 대한 대안적 작업이다. 섬사람들이              홍성희
            형식을 갖고 싶었다.                                                                                                               삶을 영위하며 공유하는 공간을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여 사물             30여 년간 교육공무원 생활 후 가톨릭 영시니어 아카데미 2년 수료(2009). 중앙대학
                                                                                                                                                                                           교 사진아카데미(2017) 4년 수료 후 ‘공간에서 의미 찾기’에 관심 두고 있다. 공간에
                                                                                                                                      과 대상을 보는 새로운 인식 방법을 대안 방법으로 제공하고자 한다. 사진작            서 발견된 오브제에 의미를 부여하고, 시각화 작업을 통해 좀 더 확장된 범위에서의 발
                                                                유동희
            흑과 백은 사진작업에서 구성하는 요소 중에 기본적이며 비교적 해석이 풍                                                                                   업은 카메라를 통해 섬사람들의 삶의 현실 공간을 분석하고, 사물의 배치 의            견된 공간의 의미를 찾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사진공간배다리 포트폴리오
                                                                                                                                                                                           최우수 작가상(2017)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관악 이야기(공저 2017), 팔도여담(강
                                                                2016년 4월 한중사진대전-중국위해시미술관에서, 그해 10월에는 '우리 동네 사람들'
            부한 대비, 대조의 기법이다. 하지만 나의 작업은 어떤 인물이나 장면, 생각          사진전 관악갤러리에서 공동전시를 하였다. 2017년 4월에는 한국디지털미술인협회                          미를 탐색하며 그 안에 사는 나 자신의 모습을 순수하게 그려본다.                 원, 제주편/공저 2017)이 있고 사진집은 바위와 섬(2018) 닷북에서 발행했다.
                                                                (갤러리 바이오렛) 회원전에 참여하여 디지털시대의 작품의 흐름을 동참해 보기도 하
            등을 표현하는 라이트 모티브로 해석할 수 있으며, 때로는 빛과 그늘, 명과           고 2017년 8월에 2년 동안 촬영한 사진을 ‘섬마을 이야기’ 인천아트플렛폼에서 공동
            암, 흑과 백의 대비 형태를 나타내기도 한다. 바위와 섬 작업에서 Black은 디       전시하므로 섬에 관해 조사탐구 하는 순수사진가가 되었다.
                                                                이제 3년째 지속하고 있는 인천 도서지방의 탐사와 사진작업은 자연의 모습을 순수하
            테일을 사용하여 무게감이 느껴지는 바위의 군상들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게 기록하며 자신의 변화하는 감성을 대입해 Black과 White의 카테고리로 꾸준히 작
                                                                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고 White는 빛의 흐름에 따라 모호하고 화려하게 나타내는 데 중점을 두          저서로는 ‘관악 이야기(공저 2017)가 있고 사진집은 바위와 섬(2018) 닷북에서 발행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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