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월간사진 2019년 1월호 Monthly Photography Jan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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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프로와 아마추어 대상 공모전의 차이점은?
자격 요건이 현저히 다르지는 않다. 전문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 심사의 핵심은
작품의 양과 질이다. 주제의식을 갖고 작업 하는지, 심도 있고 완성도 높은 작업을 추
구하는지 등을 유심히 살펴본다. 반면, 취미 생활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 내용이나 주
제, 분량 상관없이 한 장씩 제출하게 한다(물론, 주최 측 기획 의도에 따라 달라진다).
제한을 두면, 진입장벽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이다.
심사 방식도 다소 다르다. 전문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은 ‘서류, 포트폴리오 심
사’와 ‘대면 심사’ 순으로 진행된다. ‘서류, 포트폴리오 심사’에 작가는 참석하지 않는
다. 서류만으로 필터링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심사위원
들이 논의에 논의를 거듭한다. 대면 심사는 작가와의 심리적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한
다. 원하는 사람은 많은데, 기회가 적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심사 할 때 굉장히 집중
한다. 작업은 작가가 오랜 시간 고민한 결과물이다. 거창하게 이야기하면, 삶을 헌신한
과정이다. 짧은 시간 안에 작업을 이해하고, 어쩔 수 없이 우열을 가리는 과정이다 보
니 쉽지 않다. 아마추어 대상 공모전은 대면 심사가 없다. 작업에 관한 설명을 요구하
더라도 전문가들이 기대했던 이야기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지원할 때 제출한 작업
설명을 보고 판단하는 정도다. 이러한 공모전은 사진 애호층의 저변을 확대한다는 의
미가 크다. 사실 공공영역, 기업영역 공모전 심사에서 작가의 생각이 크게 작용하지는
않는다. 결과물이 주최 측 취지에 얼마나 부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 신수진(예술 기획자)
Q 심사위원으로서 젊은 사진가
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공모전과 포트폴리오 리뷰에 꾸준히 참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비록 수상을 하지 못하더라도, 전문가에게 자신
의 작업을 노출시키고, 작업 관련 조언을 받을 수 있기 때
문이다. 하나의 공모전에서 수상하지 못한 것이 다른 공모
전에서 입상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모전
과 포트폴리오 리뷰에 참여한다는 것은 작가로서의 경력
을 쌓는 방법이다. 이러한 ‘경쟁’을 바탕으로 하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선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한다. 시간과 돈, 노
력을 필요로 하지 않은가.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는 것에 의
의를 두면 안 된다. 자신의 작업 성격과 어울리는 공모전을
연구하고, 참여하라. 전략적이어야 한다.
- 이사벨라 반 마를(Unseen 전시 매니저)
해외 작가들은 클래식한 다큐멘터리부터 완전히 새로운 표
현 방법을 시도하는 작품까지 작업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반면, 막 커리어를 시작하려는 한국 젊은 작가들을 보면,
생각이 많은 것 같다. 뭐든지 해도 되는데, ‘너무 올드하다
고 하면 어떻게 하지?’, ‘누구를 따라했다고 하면 어떻게 하
지?’, ‘너무 상업적이라고 하면 어떻게 하지?’하고 지레 걱
정부터 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는 깊이 있
는 자기 스타일을 보여줘야 한다. 작업을 보여주는 방식도
중요하다. 보는 사람 눈높이를 고려해 가공하는 과정이 필
요하다. 미술관 관계자를 만나는데 작업 설명이 없으면 이
상하지 않은가. 갤러리스트를 만나는데 작품 가격에 관한
정보가 없으면 이상하지 않은가. ‘나는 작업을 만들었으니
그저 보여주면 된다’라는 태도는 적절하지 않다.
- 신수진(예술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