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월간사진 2019년 1월호 Monthly Photography Jan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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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s View /
사진가와 비즈니스
얼마 전 만난 사진가에게 작업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는 “작업은 재미
있는데,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어렵다.”고 답했다. 하긴, 수긍이 가는 말이다. 예술적
감각에 비즈니스 감각까지 갖춘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게 완벽한(!) 예술가가 과연 몇이나 될까.
작가의 그 푸념 섞인 말이, 문득 영업실적까지 신경 써야 하는 편집장의 현실과 오버랩 되어 다가왔다.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국 기획자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었다. 자신이 만났던 성공한 작가들에게는 공통
점이 있는데 그 첫 번째가 작품성이요, 그 다음이 비즈니스 감각이라는 것. 세계적 작가로 성장한 사람
치고 어느 정도의 사업적 수완은 갖추고 있더란 얘기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예술가들도 발 벗고 나서
서 자신의 작품을 알리고, 자신의 재능을 알아봐주는 인맥에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
이 아무리 훌륭한 작품도 세상에 노출되지 않으면, 결국은 연기처럼 사라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
한 것은, 이 모든 과정을 사진가 스스로 해나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안타깝지만, 예술도 현실에 발을 딛고 있다. 예술가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의 길을 소신 있게 가면서도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해야 하는 이유다. 거창한 비즈니스 감각이 아니라면, 최소한의 소통의 기술이라
도 필요한 요즘이다. 운 좋게 그런 능력을 타고난 경우가 아니라면 ‘갈고 닦을’ 수밖에 없다. 사진가의
길이 행복하면서도 험난한 이유다. 에디터 | 박현희(편집장) · 디자인 | 이정우
ⓒ 정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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