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월간사진 2018년 11월호 Monthly Photography Nov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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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이미지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시대에 윤두현은 디지털 환경에서 떠도는
이미지들, 특히 운영체제(OS)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이상화된 이미지에 주목한
다. 이번 작업은 ‘가상으로만 존재하는 유토피아나 파라다이스의 이상적인 이미지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컴퓨터 바탕화면의 이미지는 다수가 공감할 만
한 이상적인 풍경이 대다수다. 그는 컴퓨터 바탕화면 속 이미지를 활용해 실험을 펼
친다. 화면 속 가상 이미지와 현실에 실재하는 이미지, 그 사이 간극에서 자유자재로
이미지를 변주시키며 시각적 유희를 보여준다.
작가의 유희는 전시 공간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드러난다. 선과 면의 추상적인
형상들이 불규칙적으로 커다란 벽 전체에 떠다니는가 하면, 그 앞에 7열 종대로 세
워져 있는 화려한 색의 오브제들이 각을 잡고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언뜻 봐도 설치
에 굉장히 공을 들인 것을 알 수 있다. 윤두현은 지난 8월 씨알콜렉티브에서 진행된
<시에라(Sierra)> 전시를 위해 여러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이미지 조각들을 하나하
나 만들고 전시 공간과 딱 맞는 작업실을 구한 다음 설치 연습을 하기까지, 그의 험난
했던 작업 과정을 공개한다.
씨알콜렉티브에서 열린 <시에라>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