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월간사진 2018년 11월호 Monthly Photography Nov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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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의 재료가 된 맥 컴퓨터의 기본 바탕화면 이미지들.
Step 1 다양한 이미지 재료를 만들다
모든 작업의 바탕이 되는 재료는 윤두현이 사용하는 맥 컴퓨터의 배경화면에 있다. 컴 이 이미지 데이터들은 일종의 시각적 ‘유희’를 위한 소스가 된다. 작가는 포토샵을 이
퓨터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이미지는 대략 50개 정도다. 파도, 하늘, 산맥, 사막 등 용해 자유롭게 이미지 변주를 한다. 원본을 확대하여 일부분을 자르거나 블러 처리를
광활한 자연풍경이 다수를 차지하고, 그밖에 추상적인 패턴, 화려한 색감의 회화가 대 해서 더욱 추상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조각조각 분리한 다음 그 파편을 다시 임의로 결
표적이다. 그 안에는 ‘시에라’를 뜻하는 뾰족하고 가파른 네바다 산맥의 풍경도 포함되 합시킨다. 재료가 되는 이미지는 작가의 의도대로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된 후 차곡차
어 있다. 곡 그의 아카이브에 쌓인다.
포토샵으로 확대, 자르기, 합성 등의 과정을 거쳐 만든 새로운 이미지.
프린트한 이미지를 활용해서 전시장 벽에 설치될 작은 오브제 파편들을 제작한다. 전시 전 연희동 작업실에서 미리 벽에 설치해보는 과정을 거친다.
Step 2 가상을 실재로, 프린트와 해체 Step 3 리허설은 별도의 작업실에서
디지털 공간에서 부유하던 이 가상의 데이터들은 곧 출력을 통해 현실화된다. 특히 이 윤두현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는 전시장 벽에 알맞게 이미지 조각들을
과정에서 작가는 가상 이미지가 현실에 실재하게 되는 순간에 주목한다. 이때 종이는 배치하는 것이다. 전시공간과 비슷한 높이를 가진 연희동 작업실을 구한 것도 예행연
사무용지를 이용한다. 작업에 도움을 준 숨은 공로자는 임수식 작가다. 이번 작업의 최 습을 위해서다. 사전에 리허설처럼 설치를 해보는 단계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종 프린트를 그의 작업실에서 진행했기 때문이다. 프린트된 이미지들은 파편으로 해 예행연습에서 사용하는 오브제들은 실제 작품에 사용되는 것보다 저렴하게 제작된다.
체된다. 작가는 평면과 입체가 어우러진 작은 오브제들을 만들기 위해 미니멀리즘 조 먼저 씨알콜렉티브 전시장의 벽 사이즈에 맞게 종이에 드로잉을 한다. 이미지 파편을
각작품에서 형상의 힌트를 얻고, 추상회화 작품에서 색의 영감을 받았다. 마치 추상적 조합하여 작은 그룹들로 묶은 뒤 각각의 위치를 잡는다. 완성된 드로잉에 따라 작업실
인 디지털 코드를 다채로운 색과 알 수 없는 부호로 구현한 듯 보인다. 결국 이 파편들 벽에 사전 설치를 해보지만, 디스플레이는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설치된 작업실 벽을
은 직선과 곡선, 도형과 패턴으로 잘려 다시 분해되고 재조합되면서 본래의 이미지와 촬영한 다음 다시 포토샵으로 그룹들의 위치를 조율한다. 최종 배치까지 작가의 고민
는 전혀 다른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 과 시도가 계속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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