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PHOTODOT 2017년 5월호 VOL.42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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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Work 2

















                  시간을 품은 존재의 아름다움


                  권은경 〈그리고 사진을 보다〉









                  글_박윤채 기자(yoonbluu@naver.com)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른다. 그러나 모두가 똑같은 속도의
                  시간을 경험하지는 않는다. 일상에 치이고 쫓겨 마음이 조급한 사람들은 대
                  부분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겠지만, 그러한 초조와 불안에서 벗어난
                  사람은 여유를 얻어 부족에서 풍족으로 시간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이룰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간은 절대적이지만 오히려 상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의 현대 사회는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더 많
                  은 정보와 지식, 물질, 혹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몸도 마음도 바쁘다. 이러한
                  사회 안에서 개개인들은 가속화되는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저자 한병철은
                  그의 책 『시간의 향기』에서 ‘삶의 가능성들’을 위해 사람들은 끊임없이 불안
                  하게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시간이 가속화되는 현상은 삶이 하
                  나의 가능성에서 다른 가능성으로 어지럽게 날아다니게 만드는 초조한 불안
                  이며, 곧 삶은 결코 안식과 완결에 이르지 못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시간을 사유하는 작가
                  작가 권은경 역시 시간의 가속화를 느끼며 살아가던 많은 이들 중 한 사람이
                  었다. 그녀가 체험한 시간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흘렀으며, 축적된 시간만큼
                  세월의 무게가 쌓인 인생 중반의 그녀에겐 이루 말할 수 없는 공허감이 찾아
                  왔다. 작가는 ‘시간’을 진지하게 사유하기 시작했다. 이때 정의한 시간의 개
                  념은 단순히 늙어가는 것이 아닌, 삶이 사라진다는 소멸의 허무한 의미였다.
                  그러던 그녀에게 예상치 못한 경험을 하게 해준 특별한 여행은 시간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소멸에서 ‘존재’로 그 의미는 완전히 변화했
                  다. 시간이 소멸, 사라짐을 의미했던 작가의 전작에서도, 특별한 계기로 시간
                  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 이번 작업에도 시간은 언제나 사유의 대상이
                  었으며 작업의 주된 주제로 나타난다. 공통적으로 작가는 스스로 체험한 시
                  간성을 작업으로 담아낸다. 공허했던 그녀의 시간을 충만함으로 채워준 〈그
                  리고 사진을 보다〉. 지금도 권은경은 이 작품으로 인해 시간에 대한 생각에
                  잠잠히 잠기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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