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월간사진 2017년 12월호 Monthly Photography Dec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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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8-053)10. 김도균_최종_월간사진 2017-11-22 오전 1:20 페이지 048
Special 2
w.stdl.rs-01, 90 x 70cm, Gelatin silver print wooden framed, 2015
조정란’s Choice 김도균
호흡을 멈추게 하는 순간
짧은 순간 숨을 멈추게 만든 사진을 마주했던 기억이 있다. 모든 복잡한
요소들은 사라지고 가장 단순한 선으로만 구성된 사진은 차분하고 간결
했다. 색채마저도 숨을 죽인 회색톤 화면에는 사물의 본질만 남아있었다.
기하학적인 선들만 남겨진 김도균의 <W>시리즈가 그러했다. 수평, 수직
에 엄격하며 모서리에 집중한 그의 작품에서는, 호흡을 잠시 멈춘 선택의
순간 작가가 마지막 셔터를 누르는 그 순간이 연상된다. 또한 단순하고 기
하학적인 화면을 따뜻하면서도 부드러운 표면으로 만들어낸 <P>시리즈
를 통해 김도균은 많은 것을 보여준다. ‘이게 뭐지?‘하는 의문을 품고, 가
까이 또는 멀리 몇 번을 오가며 들여다본 후에야 깨닫는다. 세상에 드러나
는 주체를 위한 부수적인 포장재의 부분이란 것을. 그 또한 주체만큼이나
중요하고 단단하며 아름다운 면을 가졌다는 것을 작가의 시선을 통해 보
여준다. 김도균의 작품에는 작가의 주관을 배제함으로써 사물의 고유한
특성을 제시하고자 하는 미니멀리즘의 특성과 함께, 자신이 나고 자라온
곳에서 물든 잔잔한 감성이 배어있다. - 누크갤러리 디렉터 조정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