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월간사진 2018년 10월호 Monthly Photography Oct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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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분방, 공간의 리얼리티
                               최진욱

                               눈앞에 펼쳐지는 사물, 풍경을 강렬한 페인팅으로 재해석하는 최          각’으로 전달한다는 의미다. 일상과 밀접한 작업실이지만 그 의도
                               진욱의 작업실 시리즈다. 투박하고 대담한 표현이 특징인 그의 그         대로 낯설게 느껴지도록 표현하는 셈이다.
                               림을 보면 감정과 감각을 자유롭게 담은 표현주의 회화들이 떠오          <생각과 그림>은 왼쪽에 생각에 잠겨있는 인물과 작업에 열중하
                               른다. 작가의 눈에 들어온 작업실 풍경은 꽤나 예술적이다. 바닥         고 있는 오른쪽 인물이 둘 다 작가의 초상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에 놓인 석고상들, 오랜 작업 기간을 예상하게 하는 겹겹이 쌓인         줄곧 그려온 정물을 떠나 80년대 후반 잠시 추상화에 길에 들어
                               캔버스, 디테일을 알아볼 수 없지만 각종 미술 도구들까지. 아티         섰던 최진욱은 90년대에 다시 사실적인 그림으로 돌아왔다고 한
                               스트적인 면모가 거친 이미지 사이로 은연히 다가온다.               다. 그 새로운 출발점이 바로 작업실 프로젝트였다. 여느 작가들
                               사실적으로 대상을 화폭에 옮겨 놓았으나 그의 작업실은 현실을           과 마찬가지로 수차례 이사를 다니며 작업실을 옮긴 최진욱에게
                               벗어나 있는 것만 같다. 왠지 불안해 보이는 흑백 명암과 자유분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은 연희동 작업실이었다. 비교적 조용한 동
                               방한 붓 터치, 일부러 흩트린 원근감 등 작가의 감각에 따라 변주        네였고, 산과 가깝게 위치해 있었다고. 무엇보다 대표작이 나온 공
                               되는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그는 사실적으로 현실을 재현하는 리         간인 만큼 뭔가 특별한 기운이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작업실에서,
                               얼리즘 미술을 추구하지만, 작가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감성적          작업실을 보고 그리며 그는 언젠가 더 넓은 세상을 화폭에 담자고
                               리얼리즘’을 그림에 도입하고자 한다. 현실을 스토리가 아닌 ‘감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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