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월간사진 2018년 7월호 Monthly Photography Jul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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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3_최종_월간사진  2018-06-20  오후 5:44  페이지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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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사진은 어떻게 진화했을까?




                            일본어로 사진을 Shashin(写真)이라고 한다. 재현·반영한다는 Sha(写)와 진리라는 Shin(真)이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일본 사진 역사 속에서 사진가들은 어떤 진리를 재현하려고 했을까. 그리고 현재 어떤 모습으로 변화했을까.
                                                              에디터 | 박이현 · 디자인 | 서바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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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자아와 정체성을 탐구한 고초 시게오
                                                                         2 거리 풍경을 담담하게 그려낸 잇세이 스다
                                         2                               3 프로보크 대표 사진가 타쿠마 나카히라


                                                   일본 사진의 황금기 1960~70년대


                        제2차 세계대전 패배 이후 전쟁이 얼마나 처참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        이때다. 다이안 아버스를 연상케하는 구성을 통해 자아와 정체성을 탐구
                        게 된 일본은 국가 재건에 돌입한다. 소비재 생산량의 증가, 대미국 무역      한 고초 시게오, 급격하게 변화하는 도시를 거칠게 촬영한 모리야마 다이
                        수지의 흑자 전환, 그리고 도쿄올림픽 개최 등에 힘입어 점차 경제가 회복      도, 대표적인 에로티시즘 사진가 아라키 노부요시, 그리고 콤포라(Kom-
                        되기 시작한 일본은 1960~70년대 경제 대국의 반열에 오른다. 카메라      pora, 프로보크와 정반대의 사진 성향 그룹)와 프로보크 어디에도 속하
                        산업도 성장했다. 카메라, 렌즈 생산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이다.       지 않고 거리 풍경을 담담하게 그려낸 잇세이 스다, 인상파적인 사진의 토
                        당시 세계 최고였던 독일의 생산량까지 앞질렀다. 일본 예술사진에도 붐        마츠 쇼페이 등이 대표적이다.
                        이 일었다. 바야흐로 사진의 황금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8년 사     사진의 톤도 달라졌다. 회화주의와 프로파간다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
                        진가 타쿠마 나카히라와 유타카 타카나시, 비평가 코지 타키와 오카다 아       이 강했다. 미·일안보조약과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졌던 일
                        카히코가 사진 동인지 <PROVOKE 프로보크>를 창간했다(모리야마 다이      본 역사의 격동기와도 맞물려 있다. 68혁명의 영향으로 사람들은 과거 국
                        도는 2호부터 합류). 급진적인 사진들을 선보이는 플랫폼으로 단순한 정       가가 개인에게 강요하던 ‘개인과 사회는 하나’라는 개념에서 벗어나고자
                        보 전달보다는, 독자들이 스스로 비판적인 생각을 하는 데 방점을 뒀다.       했다. 대신 인간 개개인의 이성과 감정이 공동체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프로보크 사진가들이 선보인 표현 방식으로는 ‘Are Bure Bokeh(아레 부  팽배해졌다. 사진가들 역시 현실을 리얼리즘적인 시각 대신 주관적인 감
                        레 보케)’가 있다. 기성사진과 달리 피사체를 선명하지 않고 흐릿하게 찍      각으로 표현하려 했다. 개념적이고 실험적인 사진작업이 시도됐다. 사진
                        는 이 기법은 일본 사진계의 지형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들의 위상도 올라갔다. 광고사진이나 보도사진이 아닌 개인작업이 활
                        ‘일본 사진’하면 먼저 떠오르는 사진가들이 속속 나타나던 시기도 바로        발해지면서, 갤러리와 사진집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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