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제삼의 만남 58호 [창립70주년 특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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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4 ❙ 성경인물 소개
남편을 상실한 아픔을 딛고 일어선 나오미는 홀어머니로서 두 아들 말
론과 기룐을 양육하여 마침내 두 아들을 결혼시킨다 잠시 머무르려고 했.
던 타국 모압에서 모압 여성을 며느리로 맞아들인 것을 보면 그녀가 모
압에 완전히 정착하려고 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모압 여인이었지만 룻.
과 오르바를 며느리로 맞이할 수 있었었던 것은 나오미로서는 큰 기쁨이
었다 그러나 이방인들과의 혼인을 금한 하나님의 율법을 알고 있는 그녀.
는 두 아들을 모압 여성에게 장가들게 한 것에 대해 죄책감도 느꼈을 것
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두 아들은 공교롭게도 결혼 후 얼마 되지 않아 모
두 죽는다 성경에는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죽었는지에 관해 언급하고 .
있지 않지만 룻과 오르바에게 유복자마저 없었던 점을 미루어 볼 때 결
혼한 후에 곧 죽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아들 둘을 한꺼번에 잃은 어머니 나오미의 심정은 또 어떠했을까? 자
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처럼 두 아들의 죽음은 남편 엘리멜렉의
죽음보다 훨씬 격렬한 아픔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울고 싶어도 울.
음이 나오지 않는 충격감과 무감각 우울감 분노 죄책감 슬픔 그리고 , , , , ,
넋이 나가는 경험들을 모두 겪었을 것이다 그녀가 소유했고 의지했던 모.
든 것이 다 잘려 나갔을 때 그 충격은 말로 형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의지가 약한 여인이었다면 아마도 자살을 시도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오미는 삶의 고통과 슬픔을 견뎌내며 꿋꿋하게 버텨낸다. “ 여
호와께서 자기 백성을 돌보시사 그들에게 양식을 주셨다 룻”( 1:6) 는 소식
을 접한 그녀는 슬픔과 고통을 가슴속에 깊이 묻고 마침내 고향으로 돌
아가기로 결심한다 자신의 남편과 두 아들을 이국땅에 묻어둔 채 집으로 .
돌아와야 했을 그녀의 심정은 과연 어떠했을까 자신이 죽였다는 죄책감? ,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자책감 다시는 그들의 무덤을 찾아볼 수 없을지도 ,
모른다는 아쉬움을 귀향길로 향하는 내내 느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