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제삼의 만남 58호 [창립70주년 특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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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삼의 만남 ❙ 085
쓰디쓴 패배를 맛보고 고향으로 돌아온 나오미
이민간지 약 십년 만에 나오미는 마침내 두 자부들과 함께 유대 땅으
로 돌아오려고 했다 그러나 길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녀는 피부색.
과 얼굴 모양과 언어가 다른 두 자부를 데리고 고향 사람들을 만나야 한
다는 것에 큰 부담을 느낀 것 같다 그래서 나오미는 룻과 오르바에게 자.
기 집으로 돌아갈 것을 강권한다.
“ 내 딸들아 돌아가라 너희가 어찌 나와 함께 가려느냐 내 태중에 너희
의 남편 될 아들들이 아직 있느냐 여호와의 손이 나를 치셨으므로 나는 ...
너희로 말미암아 더욱 마음이 아프도다 룻”( 1:11-13)
그녀의 말은 두 며느리를 배려하는 듯한 표현이지만 실제로는 모압 여
성 며느리들을 데리고 베들레헴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자신의 부담을
숨기는 표현이었다 룻이 끝까지 따라 가겠다고 하자 그녀는 마음의 부담.
을 안은 채 룻과 함께 베들레헴으로 가는 먼 여정에 오른다.
나오미와 룻이 베들레헴 동네에 들어섰을 때 나오미를 본 동네 사람들
은 깜짝 놀란다 십년 전 모압을 향해 떠날 때만해도 엘리멜렉과 말론과 .
기룐 그리고 나오미 네 식구가 떠났는데 지금은 낯선 모압 여인과 단 둘
이서만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가 정말 나오미냐 라고 동네 사람. “ ?”
들이 외칠 정도로 십 년이란 세월동안 그녀는 얼굴도 변했고 나이보다 늙
게 보였던 것이다 동네 사람들은 그녀의 얼굴에서 슬픔과 수치감 그리고 .
죄책감의 그림자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 나를 나오미라
부르지 말고 나를 마라라 부르라 이는 전능자가 나를 심히 괴롭게 하셨음
이니라 룻”( 1:20) 는 그녀의 대답에서 인생의 쓰디 쓴 실패의 잔을 맛본 그
녀의 고통이 드러난다 그녀의 표현에서 하나님께 채찍을 맞았다는 아픔.
과 죄책감이 그녀의 내면세계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