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자치분권_본문_조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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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는 방법일 것이다.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각자 집안에서만 무료하게 지낼 수밖에
이러한 창의와 혁신 마인드는 정치인이 필요로 하는 덕목이기도 하 없다는 것이었다. 무엇인가 개선이 필요했다.
다. 특히, 본인의 능력이 주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생활정 알아보니 일반적인 노인정 설립 과정은 마을에서 토지를 제공하면
치인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시에서 건물을 지어주는 식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노인정을 지을 수 있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관료 조직은 대부분 법의 테두리에서 생각 을 만큼의 땅이 없었다. 구주택 주변으로 아파트 단지가 계속 들어서고
하고 행동한다. 아무래도 창의성이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바로 지 있었기 때문에 마땅한 토지가 없었다. 관련 담당 공무원에게 물어보니
역정치인들이 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줘야 한다. 참신한 아이디어는 예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산을 아끼면서도 대민 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 고민 끝에 필자는 아이디어를 하나 뽑아냈다. 일명 ‘연립주택 가정형
러한 발상으로 지역민을 활짝 웃게 한 필자의 정책 사례가 있어 언급 노인정’이었다. 기존 노인정 지원 사례를 보니 대략 30평 기준, 대략 1
하고자 한다. 억 5천만 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됐다. 그 정도 예산에서 노인정을 만들
방법을 찾아봤다.
2016년 한여름, 뙤약볕이 내리쬐던 낮이었다. 민원사항이 있어 김포 노인정 설립은 제공된 땅에 건물을 지어주는 식으로 이루어졌기 때
시청에 들러 문제를 해결하고 풍무동 연립주택촌에 들렀을 때였다. 풍 문에 대부분 단독건물 형태를 띠고 있다. 하지만 노인정이 굳이 단독
무동은 김포의 구도심지역으로 새롭게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건설되고 건물일 필요는 없었다. 어르신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면 문제될 게 없
있지만 반면에 노령층 원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었다. 그렇게 해서 생각한 것이 단지 내 1층 주택 1채를 구입해 리모델
독거노인, 저소득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단지였다. 링하는 것이었다. 보통 30년 정도 지난 건물이었기에 노인시설에 맞게
대여섯 분의 어르신들이 종이박스 더미와 연립주택 한쪽 면을 벽 삼 개보수가 필요했다. 도지사에게 특별조정교부금 1억5천만 원을 요청해
은 자리에 모여 쉬고 있었다. 가로수 한 그루가 작달막한 그늘을 만들 전액 도비 예산으로 안락한 노인정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하여 경기도
어주었으나 34, 5도를 웃도는 날씨를 고려할 때, 휴식공간으로 보기에 에서는 최초로 이른바 ‘연립주택 입점식 노인정’이 탄생했다. 노인정 기
는 한참 부족한 수준이었다. 능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지역주민 말에 따르면 그 연립주택촌은 100여 세대에 대다수가 저소 작은 것에서부터 혁신한 작은 아이디어가 많은 분께 행복한 시간을
득 노령층이나 독거노인분들인데 마땅한 노인 휴게시설이 없다고 했 만들어주고 있다. 노인정 개관식 때 보았던 풍무동 어르신들의 환한 모
다. 많은 어르신들이 바깥 날씨가 괜찮으면 그 터에서, 비 오는 날이나 습을 잊을 수 없다.
74 자치분권 민주주의 열매를 나누다 민주주의 열매를 키우고 나누는 자치분권 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