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9 - 하나님이 주신 멍석에서 멋지게 놀아라(최웅섭이야기)증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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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비자 문제를 위해서 회사를 설립하려고 서류를 제출했는 은 선교사들이 가장 먼저 겪는 일이 ‘피가 마르는’ 것이다. 오죽하면
데, 정부에서 세금납부증명서 3년 분, 회사보험증서 등을 제출하라 사역한 것은 없고 ‘비자사역만 했다’는 말이 다 나왔겠는가! 이 고통
는 것이었다. 목사인 자신이 어디에 가서 그런 서류를 구해올 수 있 을 가장 지혜롭고 현실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사업가를 선교사로
겠느냐며 하소연하는 소리를 들었다. 회사를 설립해야 비자를 받을 보내는’ 것이고, ‘선교를 비즈니스선교로 전환하는’ 것이다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의 아는 지인들과 파송교회의 여러 사람들에게 이슬람 지역에서의 생존은 결코 만만치 않다. 오래 전 중동 선교
부탁하였지만, 하나 같이 회사에 직원으로 채용된 적이 없기 때문 회에 참석하여 한 선교사를 만났다. 그 역시 오랫동안 이슬람 국가
에 서류를 만들어줄 수 없다는 대답만 들은 것이다. 사실, 오래 전에 에서 사역해왔으나 한계에 부딪치면서 현재는 미국에서 다문화 사
주 정부의 회사설립법이 바뀔 것이라고 귀띔해주었지만 듣지 않았 역을 해오고 있다고 했다.
던 사람이다. 정보를 주었을 때는 방심하고 있다가, 정부의 법이 바 “내가 목사가 아니었더라면 정말 좋았을 것이다.”
뀌어 비자 문제가 발생하니까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비단 그 그가 털어놓은 솔직한 심정이었다. 목사이다 보니 이슬람 지역에
선교사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나 역시 똑같은 문제로 고생한 바 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더라는 것이다. 오로지, ‘어떻게 하
있다. 면 교회를 세우지?’, ‘어떻게 하면 십자가를 세우지?’ 하는 생각뿐이
몇 년 전, 베트남을 방문한 적이 있다. 베트남에서 사역하는 선교 었고, 목사의 거룩한 언사들만 흘러나와 사람들 만나는 일이 힘에
사들과 CBMC(한국기독실업인회) 회원들에게 비즈니스선교에 대한 필 부쳤다고 한다. 크리스천은 숨소리조차 내기 힘든 사우디아라비아
요성을 강의하고 나눔을 가지기 위해서였다. 그곳에서 여러 사역자 에서 말이다.
들을 만나 사역에 대한 소감과 비자 문제 등에 대화를 나눌 기회가 기존의 선교사들은 숨어 지낸다고 할 정도로 숨도 못 쉬고 사는
있었다. 베트남에는 한류 문화가 성황을 이루고, 한국과 베트남 양 곳이 이슬람 지역이다. 몇몇 선교사들은 신분을 속이고 학생으로 들
국 사이도 우호적이라고 판단해서 선교사들 비자 문제에 대해서 호 어가 공부하며 사역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교육 기간이 끝나
의적일 것이라 생각했다. 실상은 정반대였다. 3개월마다 비자를 연 면 거주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많은 크리
장하는 것부터 시작해 여러 가지 여건이 너무 힘들다는 것이었다. 스천들이 ‘이슬람은 철옹성’이라고 생각한다. 미안하지만, ‘그렇지
우리와 동반자적인 국가에서도 비자 문제가 쉽지 않다면, 이보다 더 않다’는 것이 나의 답이고 경험이다. 사업가가 사업할 지역에 들어
한 나라에서는 상황이 어떨지 짐작해보라. 여건이 이러하니, 파송받 가서 사업하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한단 말인가? 사업자등록을 하고
268 글로벌 사업가와 글로벌 선교사의 상생하는 상관관계 269